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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4. 2020

친수공간 (親水空間)

구조라항의 쉴 수 있는 공간

천(川), 호수(湖水), 항(港), 연안(沿岸)의 토지를 의미하는 친수공간은 보통은 바다나 강의 인근 지역에 조성되며 관광객이나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활용이 된다. 물과 친해질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넉넉한 마음의 여유를 선사한다. 일운면은 거제도를 동부와 서남으로 양분하는 중앙 지역으로 와치(臥峙)에서 와현(臥峴)으로 길게 뻗어 풍수지리설에 의해 일운면이라 불리는데 이곳에는 구조라항과 친수공원이 같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전쟁 후 포로수용소가 거제에 설치되면서 미군들이 해수욕장으로 사용했던 곳이었던 구조라해수욕장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걷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  여행은 방향성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지만 최근에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거제 남파랑길이나 거제섬엔섬길처럼 가이드가 되어 있어도 여행하는 것이 편하다. 

구조라항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구조라항 친수공원이 나온다. 난이도가 있는 곳도 있지만 걷기의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더라도 다양한 시선의 변화는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남해 통영, 제주도, 거제도 모두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해녀의 삶이다. 거제에도 물질을 했던 해녀들의 삶이 이어지고 있다. 공기탱크 없이 바닷속으로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는 특별한 장치가 없는 나잠어법(裸潛漁法)으로 제1종 공동어장인 수심 10m 이내의 얕은 바다에서 소라·전복·미역등을 채취하는데 욕심을 너무 부리지 않는 물질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해녀들 역시 바다로 들어가면 숨이 차서 나올 때쯤 채취하고 싶은 해산물이 보인다고 한다. 그래도 올라와야하는 것이 그들의 인생이며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구조라항의 친수공원의 안쪽으로 걸어서 들어오면 조금은 특이한 등대가 나온다. 건너편에 자리한 등대와 한 쌍처럼 보이는데 조금은 특이하게 조형물처럼 만들어두었다. 

이곳까지 걸어서 오니 구조라항과 친수공원이 잘 보인다. 바다와 가까운 곳이어서 남해안 쪽빛 바다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거제의 구석구석에 조성되고 있는 여행자센터는 여행하는 분들에게 쉼표를 선사할 수 있다. 쉬는 것도 마음대로 하기 힘든 시간이지만 시간이 가면 쉼표 정도는 마음 편하게 찍어볼 수 있지 않을까. 

구조라 선착장에서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섬 중 하나인 내도는 이곳에서 도선으로 약 15분이면 갈 수 있다고 한다. 바깥 섬이라는 외도보다 안쪽에 있다고 해서 안섬 혹은 내도라고 불리는 섬이다. 동백숲길을 비롯하여 세심전망대, 대나무숲, 편백숨, 신선전망대, 몽돌해변등 마치 거제도의 축소판이라고 불릴 정도로 있을 것이 다 있는 섬이다. 내도는 2010년 행정안전부 주관 전국 명품섬 Best 10에 선정된 대한민국 명소이기도 하다. 

남파랑길과 거제섬앤섬길 등 거제둘레길 걷기여행의 길잡이 역할을 할 여행자센터를 일운면 구조라항에 개소한 것이 지난 6월이다. 거제남파랑길 13코스, 거제섬앤섬길 15코스 노선과 연계한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여행자센터는 내부에 휴식공간, 화장실, 수유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생활 속 거리두기의 지침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거제 둘레길은 현재까지 15개 코스, 161㎞에 이르는데 구조라항이 자리한 일운면은 남해안 관광벨트의 중심지이자 거제시에서 가장 관광명소가 많은 지역이다. 일운면에서 유명한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멸치다. 거제에 생가가 남아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씨는 거제도는 물론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멸치선단주였다고 한다. 내년  봄이 되었을 때 먹으면 좋을 음식이 멸치쌈밥을 먹고 내도 관광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멸치쌈밥이 맛있을 때는 멸치회를 먹어도 좋은 시기와 겹치게 된다. 우린 육수를 기본으로, 된장 양념에 시래기와 빨갛게 양념한 멸치를 쌈채소에 함께 싸 먹는 메뉴인 멸치 쌈밥은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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