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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4. 2020

자연의 파동

생동하듯이 살아 있는 음성의 생극

자연의 소리가 좋은 것은 우리의 몸이 자연의 소리에 자연스럽게 진동하여 떨리기 때문이다. 숲의 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을 때 마음이 안정되는 동시에 집중력이 높아진다. 타인에 대한 떨림을 상실한 것 같은 사회, 타자의 진실된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자연의 파동으로 소리를 내는 자연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소음의 사전적인 의미는 원하지 않는 소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소음의 영어는 noise의 라틴어의 어원은 바로 nausea로 뱃멀미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무극 5일장이 있던 곳에는 과거 광산이 있던 탓에 이 부근에 오면 나침반이 극을 잃어 무극(無極)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던 곳이다. 금왕읍과 접하는 생극(笙極) 면도 '생동면'과 '무극면'에서 따온 것인데, 무극면도 나침반이 극을 잃는 현상이 일어나서 붙은 이름이기도 하다. 음성 생극면과 같이 한적한 곳을 가면 아파트가격이 참 착하다. 거주비용이 낮아서 거주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다. 

지은 지 2년 된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30평 후반대가 1억 중반에 가격이 설정되어 있으니 지은 지 20년이 넘는 아파트는 4,000만 원이 안 되는 곳도 있다. 대중교통은 좀 불편하기는 하지만 자가 차량이 있다면 접근성도 나쁘지 않은 곳들도 많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길목에서는 환절기의 템포에 몸의 리듬을 맞추지 못하면 생의 미열에 시달리게 된다. 오늘은 삶의 환절기를 버텨볼 만한 생극의 일상을 만나본다. 걸음의 속도를 따라 걸으면 우리의 시선도 풍경속에 담긴 우리의 빛도 영향을 받는다. 내면의 빛이 다시 한번 외부의 빛과 만나면 만나게 될 풍광의 색감을 결정하게 된다. 

코스모스가 지천에 피어 있는 생극면의 천변을 거닐면서 생의 단계들을 생각해본다. 안전한 사회라고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야생과 같은 환경에서 생의 단계들을 넘을 때마다 사람은 감정의 환절기를 만날 때가 있다. 성장과 생존을 강요하는 현실에서 실제로는 성장이 쉽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은 인간에게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과거 속으로 유영하려고 한다. 그것이 레트로 열풍을 만들기도 했던 것이다. 

응천변에 피어 있는 다양한 색깔의 코스모스를 발견하는 것처럼 개별적 관찰이라는 땅에서 시작되어 나아간다. 삶의 단계마다 놓인 갈림길을 찾아서 나아가는 일은 일종의 비행이기도 하다. 코로나 19로 인해 물리적인 비행은 쉽지 않겠지만 생의 비행은 해볼 수가 있다. 잘 바라보면 하늘에서 연등하나 가 내려와 길을 알려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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