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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4. 2020

여행 플랫폼

통영 강구안의 밤과 낮

기차를 타본 사람이라면 플랫폼이라는 의미를 알 것이다. 플랫폼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꼭 접근할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플랫폼은 통과점에 있기 때문에 상권이 자연스럽게 형성이 됟. 20세기까지가 교통 요지의 플랫폼이나 백화점,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 오프라인상에  플랫폼 역할을 했다. 조성된 플랫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에 자본에 대한 진입장벽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불과 20여 년이 지났지만 플랫폼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지고 있다. 

지난 20년의 변화보다 앞으로 1년의 변화가 더 극적으로 바뀌게 될 듯하다. 오프라인상에서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거의 모든 것들이 온라인으로 옮겨지고 있다. 플랫폼이 빠르게 변하면서 사람들의 이용방법이나 경험치도 상당히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그중에 여행 플랫폼의 변화가 가장 극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상품을 이용했던 이유는 숙박과 이동수단, 식당 등을 연계한 기존 관광회사의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편했기 때문이었다. 여행회사의 수익은 적정 단위 이상의 사람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을 때 발생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 19는 이 같은 상품의 운영을 힘들게 만들었다. 

여행 플랫폼의 변화는 개별적이면서도 경험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어떻게 그런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 스스로 쉽게 설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듯하다. 향후 10년은 완전한 온라인 플랫폼으로의 진화와 더불어 오프라인의 가치를 연결하는 데 있다. 통영을 내려갔을 때 통영의 먹거리가 있는 통영항과 서호시장을 들러보았다. 이곳에 자리한 식당들은 대부분 10시 이전에 문을 닫는다. 

수많은 통영 김밥 전문점 중에서 착한 가격 모범음식점 한 곳을 찾았다. 포장을 한 후 숙소를 가서 먹어보기로 한다. 충무김밥을 주문했는데 김치와 오징어, 김에 싼 밥이 전부지만 요기를 하기에는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맛있는 것을 잘 찾아서 먹는 것만으로 여행은 만족도가 반은 채우고 들어갈 수 있다. 오래간만에 통영 충무김밥을 먹어볼 수 있는 시간이다. 

충무김밥은 손가락 굵기에 속이 없는 김밥과 깍두기, 꼴뚜기 볶음 무침이라는 간단한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통영 곳곳의 충무김밥집들이 '원조' 간판을 걸고 내놓기 때문에 원조 충무김밥을 찾는 것이 어렵다. 보통 원조 충무김밥집으로는 일반적으로 '한일 김밥'과 '통영 할머니'로 보고 있다. 

밤에 인적이 드문 통영항을 거닐면서 필자만의 야경을 즐겨본다. 배는 떠나지는 않지만 밤바다에  바다로 나가려는 배들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산도 광장에 오니 새로운 플랫폼이 생겨났다. 지난 6월 기존 통영관광안내소의 접근성 및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한산대첩 광장으로 관광안내소를 이전해 관광안내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으로 8월에 개소 예정인 통영 여행 플랫폼과 연계해 여행객에게 다양한 편의 제공은 물론 통영의 문화·예술·관광을 만나는 공간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의 변화는 기업이 만든 플랫폼에 종속이 될 것이냐 혹은 자신만의 플랫폼을 만들 것이냐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다. 코로나 19로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분야는 플랫폼의 변화나 꼭 필요하지 않은 업종들이었다. 식사는 해야 하니 온라인 플랫폼의 매출이 늘었고 가처분 소득은 있으니 가전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의 여행 트렌드는 디테일해지고 지역 밀착형 여행 콘텐츠를 어떻게 제공하고 경험할 수 있는가에 다르게 될 것이다. 여행이 사라진 것 같지만 다른 형태의 여행으로 자리 잡아가게 된다.  코로나 19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오히려 여행에 얼마나 목말라하고 있는지 다시 보게 된다. 여행의 '목적'을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시대에 직면한 것이다. 

코로나 19 이전과는 달리 자유로운 여행이 어려워진 만큼 온라인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여행업체도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스스로 떠나는 여행과 소통이 중요한 시기다. 고깃배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줄을 지어 정박해 있는 강구안은 충무김밥의 소소함도 즐기면서  밤에 가장 아름다운 항구가 여수항이라면 낮에 가장 아름다운 항구는 통영의 강구안을 만끽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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