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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3. 2020

화산리, 계절을 입다.

소소하지만 익숙한 풍경들

농작물의 재배면적이 넓고 기후가 다양한 곳에서는 다양한 작물이 재배가 된다. 구기자 혹은 청양고추가 많이 재배되는 청양이지만 맥문동으로 유명한 곳도 있다. 장평면 화산리는 맥문동 집단 재배 마을이기도 하다. 현재 화산초등학교는 폐교가 된 지 오래되었지만 현재 화산리 주민생활 관등으로 활용이 되고 있다. 일명 꽃뫼마을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맥문동이라는 이름은 그 뿌리가 보리의 뿌리와 같은데 수염뿌리가 있어 붙여진 것이라고도 하는데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거나 환제 또는 산제로 하여 사용하지만 술에 담그기도 한다. 

청양 장평면 화산리에도 가을이라는 계절을 입고 풍광이 바뀌어가고 있었다. 화산리에도 수많은 골짜기들이 있다. 개골, 검은골, 대석골, 큰골 등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학생수가 줄면서 이미 폐교가 된 지 오래된 곳으로 지금은 주민들을 위한 화산마을회관과 함께 화산 보건진료소와 테니스장, 운동장 등이 주민에게 활용되고 있는 곳이다. 

양수가 겹친 중양절은 음력 9월 9일이다. 음양사상에 따라서 양수가 겹쳤다는 의미의 명절이지만 지금은 지내는 집은 많지가 않다. 가을 온도가 내려갔을 때 길가에 핀 코스모스를 보니 국화주가 생각난다. 중양절에는 국화를 감상하거나 국화잎을 따다가 술을 담그고, 화전을 부쳐 먹기도 했는데 국화주는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하늘하늘한 꽃잎처럼 가을에 마셔볼 수 있는 국화술은 계절의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신선의 맛이기도 하다. 이제 가을걷이가 끝나면 논둑에 불을 놓기도 하는데 화재의 위험이 있으니 자제를 해야 할 듯하다. 가을의 마른날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금도 활동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옛 초등학교 부지의 한 켠에 나래 족구단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나래 족구단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정겨움도 있지만 영화 선생 김봉두를 이곳에서 찍었을 것 같은 느낌은 왜일까. 교재 연구보다는 술을 더 좋아하고, 학부모들의 각종 돈봉투를 적극 권장, 장려하던 어느 날,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라더니 김봉두는 봉투 사건으로 인해 오지의 시골 분교로 발령되면서 벌어지는 시골만의 정감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학교의 안쪽에 들어가면 효도라는 비와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국민교육헌장이 눈에 뜨인다. 민족중흥을 역사적 사명으로 내걸고, 초장·중장·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국민교육헌장은 국민학교 시절의 흔적이기도 했다. 학교 다닐 때 교장선생님의 이야기는 왜 그리 길었는지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1994년부터 기념식 행사는 개최하지 않았으며 이후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국민교육헌장이 삭제되었으며 2003년 11월 27일 대통령령 제18143호에 의거하여 국민교육헌장 선포 기념일이 폐지되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화산리 주민생활관은 활용되고 있지 않지만 부지와 건물이 있으니 리뉴얼을 통해서 화산리만의 색깔을 담아보는 것도 좋겠다. 

자연스러운 계절의 변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아직도 청양의 곳곳에는 아직 수확하지 않은 벼들이 있었다. 이제 10월이 지나면 황금색의 저 풍광도 지나가고 대부분의 나무들도 나뭇잎을 털어버리고 내년을 준비하기 시작하게 된다. 칠갑산을 발원지로 하는 지천이 북쪽으로부터 장편면을 휘감아 돌아가는 곳에 화산리에는 10월까지 멜론도 수확된다. 고등학생 때 친구의 아버지가 이곳에서 멜론 농사를 했었는데 수확을 도와준다고 왔다가 수많은 멜론을 깨 먹은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의도적인 행동이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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