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내포 천주교의 시작 여사울 성지

개인적으로 새로운 것도 좋지만 우리는 오래된 것도 좋아한다. 근거를 내세우고 시작에 대한 타당성을 부여할 때 시간의 힘만큼 무게감을 주는 것도 없다. 그래서 몇 주년 혹은 몇 대에 이어 유지해온 것에 타이틀을 부여한다. 오랜 시간을 이어온 것은 사람들에게 동질감과 타당성을 부여해준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그 끝은 창대할 수 있다.

위로 드러난 것보다 아래의 뿌리가 훨씬 중요한 것은 시간의 힘에 흔들리지 않음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은 이기려고 하는 것보다 같이 갈 때 힘이 되어준다. 안으로 들어와 있어 내포라고 불리는 지역에 천주교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여사울 성지다. 편안해 보이는 지형에 자리한 여사울은 소박한 모습이 첫인상이다.

넉넉하게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 옆으로는 가을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해두었다.

여사울 성지로 들러오는 입구에는 핑크 뮬리가 자리하고 있는데 예산의 한적한 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것을 보니 핑크색 풍경의 대중화가 이루어진 것일까. 이제 다음을 보여주는 풍경의 색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지금 가보면 시골 풍광만 있지만 여사울의 여(如)’자가 ‘서울’이란 단어 앞에 붙여져서 만들어진 합성어라고 한다. 무역과 교역이 활발할수록 돈이 도니 내포는 서울과 같은 북적거림이 있었을 것이다. , “부유한 기와집이 즐비하여 마치 서울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던 곳이었다.

200년 전의 마을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지명으로 추정해본다. 성당도 충남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유럽 성당의 위풍당당함을 볼 수 없지만 근대건축의 스타일은 엿볼 수 있다. 열려있는 공간으로 들어가 본다. 사람은 없었지만 열려 있어 안을 돌아볼 수는 있는 곳이다.

성지의 야외 공간에 자리한 익숙한 성모상과 다른 형태의 성모상이지만 한국적이면서 좀 더 따뜻해 보인다.. 유럽의 상이라기보다는 페루나 잉카 문명에서 볼 수 있는 상처럼 묘한 신비감이 있다.

예산 여사울 이존창 생가터(禮山 여사울 李存昌生家攄)는 충청남도 예산군 신암면에 있는, 충청도 지역교회 창설의 요람으로 ‘충청도의 사도’라고 불린 이존창의 생가터이다. 2008년 12월 22일 충청남도의 기념물 제177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없이 자애로워 보이는 모습에서 평온과 평화 혹은 행복이 깃들어 있다. 굳이 종교를 거론하지 않아도 두 손을 맞잡는다는 것은 자신의 중심을 세우고 마음을 다잡는다는 의미도 있다.

여사울은 30여 호, 300여 명이 넘는 동네로,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이존창의 전교에 의해 천주교에 입교하게 되었으며, 차츰 전교의 범위를 넓혀 예산을 포함한 내포지방 전체로 교세를 확장시켜 갔던 곳이다.

여사울 성지까지 오는 길은 풍요로웠지만 내포 천주교의 시작은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그렇지만 뿌리가 있었기에 그렇게 사람들에게 기억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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