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풍광, 마음의 문경을 만나다.
여행이라는 것은 떠나기 전에 상상하기 시작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이미 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예년처럼 북적거리는 공간이 아닌 처음 만나는 풍경 속에 문경은 산세가 여전히 아름다운 곳이었다. 주흘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사과들이 풍성했고 길가에는 나무가 가을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하고 있었다. 문경사과는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어린 왕자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문경사과를 맛있게 먹는 것은 허겁지겁 먹지 않고 음미하면서 먹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문경사과만의 단맛이 몸에 스며드는 것이다.
먹는 것을 음미하는 것과 마음을 편안히 하는 것이 함께 했을 때 힐링을 느끼게 된다. 마음이 스스로 선택하는 것은 계절이 어린 왕자에게 주는 선물과 같다. 온전히 마음 스스로가 선택하게 하는 것 그것이 가장 맛있고 아름다운 것이다.
좋은 것을 보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웃음이 지어진다. 행복한 삶이란 결국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것은 물질로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스스로가 충만해지고 만족할 수 있어야 스스로 웃음의 에너지가 끊임없이 나온다. 문경의 사과농가를 운영하시는 분들의 모습에서 웃음이 보였다.
작년에도 이맘때 문경을 와보았는데 올해는 시기가 좀 달라서 그런지 옷의 색깔도 달랐다. 만약 100년 동안 같은 날 오더라도 똑같은 모습의 문경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좋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보고 즐기고 맛보면 얼마나 잘 웃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맑은 물이지만 적지 않은 크기의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것들이 보인다. 문경새재는 자연이 잘 관리되고 있었다.
자신의 가진 99%의 걱정은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1%만이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걱정일 뿐이다. 세상은 숫자가 있기에 측정 가능하고 서로를 신뢰한다. 문경사과를 하나 사려고 하더라도 3kg, 5kg 단위 등으로 잴 수 있기에 현금과 교환할 수 있다.
지인에게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기 위해 단산으로 향했다.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할 수 있는 단산은 맞바람이 잘 부는 곳이라서 천혜의 지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기쁘고 화나며 사랑하고 즐거운 것의 감정은 원래 자신에게 있었다. 단산을 보고 감탄할 수 있는 마음의 크기는 이미 자신에게 있었다.
마음을 비우듯이 몸을 가볍게 하고 패러글라이딩에 몸을 맡긴 사람들이 단산에서 날개를 달고 공중을 날고 있었다. 패러글라이딩은 앞으로 나아가면서 주저 앉지 않으면 알아서 바람이 띄워준다.
문경의 하늘을 살짝 찌푸렸지만 이런 풍광도 나쁘지 않다. 패러글라이딩을 타듯이 삶은 뒤를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앞만 보며 자연스럽게 나아가는 것이다.
시간은 또 이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현실로 돌아왔지만 잠시 눈을 감고 마음의 눈으로 문경을 바라보았다. 능력 있는 사람은 연습을 많이 한 사람이라고 한다. 하루하루 행복해질 수 있는 연습을 많이 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 것도 보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