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유혹

가을색에 물든 음설 설성공원

가을을 대표하는 색이라고 하면 빨간색과 노란색이 아닐까. 빨간색은 수백 년 동안 귀족들의 전유물이었으며 중국의 다섯 가지 상징색 중 노랑이 가장 고귀한 색이며 인도의 신 크리슈나는 신을 나타내는 파란 피부에 금색 띤 노란색 옷을 입고 있다. 색과 감정의 관계는 우연이나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일생을 통해 쌓아 가는 일반적인 경험과 언어와 사고에 깊이 뿌리내린 경험의 산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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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혹은 봄이 되면 감성적으로 변하는 것은 호르몬의 영향도 있겠지만 색의 유혹 때문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이성적으로 보이지만 어떤 동물보다도 감정적인 인간은 가을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흥겨운 느낌을 나타내는 색은 적극성과 에너지를 나타내며 정절을 나타내는 색은 신뢰를 나타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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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면서 음성 설성공원의 색채가 다양하게 채워져 있었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낙엽이 많아서 11월 초반까지는 가을을 느껴볼 수 있을 듯하다. 단풍의 색에서 가장 눈에 뜨이는 색은 빨간색이다. 사랑에서 증오까지 빨강은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모든 종류의 열정을 나타내고 있다. 빨강은 여성을 의미하는 것처럼 많이 생각하지만 괴테는 빨강을 색의 여왕이 아니라 색의 왕이라고 했다. 그래서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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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성공원에서도 위안부 동상이 있는데 그러고 보니 독일에서 위안부 동상 철거 문제가 거론된 적이 있다. 독일의 성에서 '빨강 rot'는 '로트 roth'로 나타내는데 루빈슈타인 Rubinstein은 빨간 보석 '루비'와 돌을 의미하는 '슈타인'이 결합된 경우라고 한다. 설성공원에도 위안부 소녀상이 가을을 맞아 차분하게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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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음성에 가서 품바를 만나보았는데 올해의 음성 품바는 조용하게 지나갔다. 올해 음성군에도 좋은 소식이 있는데 행정안전부의 2020년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 공모사업에 '음성읍 품바 문화거리'가 최종 선정되었다고 한다. 2022년까지 국비 10억 원 등 2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설성공원 일원에 보행자 전용 도로, 보행자 우선 도로와 차량 속도를 낮추기 위한 교통 정온화(Traffic Calming) 시설이 이곳에 설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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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는 음성 품바축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군은 이 사업과 병행해 지역 대표축제인 품바축제 개최 장소인 설성공원 일대를 문화 특화거리로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문득 집으로 가는 길에서 가로수들을 보니 색들이 참 다채롭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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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만큼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자율 주택 정비와 관련해서 오전에 행사가 있어서 갔다가 시간이 오후로 옮겨졌는데 담당부서에 연락을 못했다고 하며 미안해했다. 그 말에 웃으면서 오늘 두 번 볼 인연이었나 보다고 말해주었다. 작은 'yes'가 큰 'yes'를 부른다는 것은 행동의 일관성 효과(consistency effect)때문이라고 한다. 한 번에 모든 것을 얻고자 하는 욕심을 버리고 앞에 먼저 작은 것에 감사하면 더 큰 것을 얻게 될 수도 있다. 설성공원에서 소박하게 가을이 보여주는 색의 유혹과 의미를 생각하며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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