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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3. 2020

투자

돈은 열정 대신 냉정을 선택한다. 

라임과 옵티머스가 정치권과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피해자의 입장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가운데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척하는 정치꾼들만 난립하고 있다. 라임과 옵티머스 자체처럼 사기로 출발한 펀드가 아니라도 애초에 사모펀드를 일반인들에게 열어준 자체부터가 문제였다. 게다가 은행이나 증권사가 이 상품을 팔게 해 준 것도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결과를 낳았다. 기본적으로 돈을 취급하는 상대방이 은행에 근무하던 증권사에 근무하던 주식을 리딩 하든 간에 믿지 않고 상대를 판단해야 한다. 부모 자식 간이라도 돈에 대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마당에 피도 안 섞인 상대방이 선의로 자신을 대해준다는 근거 없는 믿음은 어디서 비롯이 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특정 택배회사의 주식을 지켜보고 있었다. 코로나 19가 터지고 나서 주가가 하락되기는 했지만 언택트가 일으킨 변화중 택배물량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판단했다. 해당 택배회사의 국내 점유율을 보고 주식을 매입했는데 상승세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몇 개월을 지켜보니 집으로 배달(거주하는 곳이 마지막 배달 구역) 오시는 분의 배달시간이 늦어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언택트로 배달을 해주기에 배달하고 바로 문자로 알려주기에 알 수가 있었다. 배달물량의 증가로 실적이 증대되지만 결국 사람에서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해당 물류회사가 시스템이 아닌 사람에 의지해서 물동량을 해소한다면 결국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판단하기에 고점이라고 생각하는 지점에서 모두 처분했는데 그 후 1주일이 지났을까. 택배회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죽음이 연이어 발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19같이 물류랑을 획기적으로 늘린 상황이 앞으로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면 점진적으로 주문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기대되는 순이익을 정체가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기존에 택배기사분들이 담당하던 업무의 부하를 줄여주기 위해 사람을 투입하던가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사회적인 지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두 가지 방법 모두 매출은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되지 않지만 순이익은 줄 수밖에 없는 비용 지출이 예상이 된다. 주가는 미래의 가치를 반영하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투자라는 것은 자신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돈을 벌고 연봉을 올리는 것에는 그렇게 관심을 많이 가지면서 힘들게 모은 돈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맡겨두는 것은 돈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이다. 최근 빅히트의 주가 하락 역시 그렇다. 어릴 때부터 팝송을 좋아했던 취향 덕분에 빌보드 차트의 순위에 올라갔던 음악들을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전 세계가 빌보드 차트의 순위에 열광을 했던 것은 20세기까지였다. 그 뒤로 빌보드 차트의 순위에 올라갔다고 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믿고 듣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것도 가물가물하다. 채널이 제한적이고 송출할 수 있는 수단이 지상파 TV나 라디오뿐이었던 그때야 유효했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 노래가 빌보드 차트의 순위에 올라간 것은 좋아할 만한 일이지만 단지 그뿐이다. 그것이 어떤 수익을 극대화시키고 플랫폼화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테일러 스위프트가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자신의 팀과 개인적인 영역에 머물 뿐이지 상장해서 미래가치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론이 방탄소년단을 계속 노출시키고 미디어에서 빌보드 차트를 계속 언급하면서 빅히트의 상장을 적당히 믹싱 하는 것을 보고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아주 자세히 살펴본 것은 아니지만 미래에 기대수익을 창출할만한 본질이 방탄소년단 외에 방시혁의 장밋빛 미래 전망 외에는 없어 보였다. 아무리 팬클럽이 많은 공헌을 하더라도 그것은 한계가 있다. 팬클럽은 소비자의 일부일뿐이다. 주가가 많이 떨어지기는 하겠지만 돈이 들어왔으니 엔터테인먼트 플랫폼화를 시도해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신박한 경영 해결책을 빅히트가 내놓을 것 같지는 않다. 


투자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과 관심 있는 것 그리고 공부해야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 펀드는 머리 아파라고 생각한다면 부모가 권유하더라도 펀드에 가입하면 안 된다. 2020년 빌보드 차트의 의미가 어떤 비중을 차지하는지 혹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의 본질을 모른다면 빅히트를 사는 것은 자신의 지갑을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벤치에 두고 내일도 그곳에 여전히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선의에 기대는 것과 다름이 없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해서 결국 돈의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1% 이자라도 받을 수 있다면 3% 이자를 받으려다가 원금을 잃어버리는 것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다.  어떤 기업에 투자를 했다면 그 기업이 무슨 짓을 하는지 혹은 그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시스템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끊임없이 체크해봐야 한다. 한국의 경우 대기업 총수의 행동도 살펴야 한다. 삼성전자같이 덩치가 큰 기업의 주가를 좌지우지하기는 힘들겠지만 지주회 사는 얼마든지 물타기를 할 수 있다. 기업의 총수는 일반 투자자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룹의 회사를 바라본다. 그룹을 장악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기업의 수익을 줄일 수 있다. 즉 기업의 가치를 떨어트려서 지주회사의 지분을 더 확보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자신의 경영권 방어를 하기 위해 그룹에 있는 A기업 혹은 B기업의 가치 중 하나를 하락시키고 결과적으로 순이익을 줄이는 것도 합법적으로 교묘하게 할 수 있다. 투자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어떤 대상을 대하듯이 끊임없이 지켜봐야 그나마 가능성이 약간 있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쥐꼬리만 한 이자라도 주는 것에 감사해하며 냉정한 자본주의의 생태계의 먹이사슬에서 나와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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