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산행

거제의 산방산에 찾아온 가을

거제의 둔덕면은 청마 유치환의 고장으로 유명한 곳으로 여러 번 가보았기에 친숙한 곳이지만 둔덕기성이 자리하고 있으며 거제의 명산이라는 산방산에는 올라가 본 적은 없었다. 아예 시작을 하지 않았으면 몰랐을까. 어쩌다가 보니 산행을 하기에 불편한 신발을 신고 산방산을 올라가게 되었다. 정상까지 500여 미터를 남겨놓고는 상당히 험하기에 옆에 보조로 만들어준 밧줄이 없다면 조심스럽게 올라가야 되는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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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입구에는 우리나라의 명시인 청마 유치환 선생의 생가(生家)가 자리하고 있는데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바로 산방산이다. 산 정상부에는 암석으로 된 두 개의 봉우리가 형제처럼 우뚝 솟아 사방으로 한눈에 보이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아직은 가을 옷으로 모두 갈아입지는 않았지만 울긋불긋한 것이 곳곳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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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제주도에 사람들이 많이 가는 이유는 바로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거제도가 다리로 연결되기 힘들 만큼 육지와 떨어져 있었다면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는 국내의 색다른 여행지가 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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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가을이 지나간 것일까. 단풍이 물든 것을 지나서 낙엽이 상당히 많이 떨어져 있었다. 노자산(565m), 가라산(585m), 계룡산(570m), 선자산(507m), 산방산(507.2m), 대금산(438.4m), 옥녀봉(554.7m), 국사봉(465m), 북병산(465.3m), 앵산(507.4m), 망산(375m)을 ‘거제 11 명산’에 선정했는데 산방산도 포함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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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에는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어떤 산을 올라가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변에 수많은 섬을 거느리고 있는 거제도의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올해 가을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전을 열고 있는 여산 양달석 특별기획전에서는 거제의 풍경이 그려져 있었다. 세상의 모든 화가들은 우리 주변의 세상을 보이는 것보다 더 아름답게 흥미롭고 새롭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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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올라오면 화장실 같은 간단한 편의시설과 앉아서 쉴 수 있는 파고라 같은 정자가 놓여 있는 공간이 나온다. 아직은 거제의 바다가 눈앞에서 아름답게 펼쳐지지는 않는다. 조금 더 올라가야 거제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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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로 더 걸어서 올라가다 보면 곳곳에 산철쭉과 진달래가 보인다. 봄에는 봄의 꽃을 보여주며 거제의 명산다운 면목을 보여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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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모양이 ‘뫼 산(山)’ 자와 비슷하고 꽃같이 아름답다 하여 산방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산행길에는 잠시 옅은 햇살이 비쳤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때 맞춰 초록의 이파리를 왕관처럼 달고 있는 고목들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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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올라가면 이렇게 험한 산행길이 나오는데 단차가 적지 않아서 줄을 잡고 올라가야 된다. 산행을 하려고 올라온 것이 아니라서 신발이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옆에 있는 줄을 부여잡고 조심스럽게 걸어 올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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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올라왔을까. 가쁜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면서 머리가 살짝 두통이 올 때 산세와 기암괴석, 전망까지 좋아 금강산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는 곳이 나온다. 맑은 날 쪽빛 남해를 배경으로 점점이 떠 있는 욕지도 한산도 비진도 등 다도해의 풍광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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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래가 둔덕면이다. 청마 유치환이 태어난 곳이며 그의 시와 이야기가 아로새겨진 곳이다. 논이 바둑판처럼 있고 아래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집들이 보인다. 정상까지 올라가고 싶었지만 신발 속에서 발이 미끄러지면서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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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생각하고 오지 않았기에 물도 없고 손에는 카메라만 있었다. 그래도 이곳까지 와서 거제의 산하를 내려다보는 것만으로 만족을 해본다. 언제 보아도 가을의 쉼이 있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마음이 편하다. 날도 좋고 그리 덥지도 않고 딱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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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의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바위에는 가을의 단풍들이 눈에 뜨인다. 가을산은 울긋불긋한 색상만큼이나 변덕스럽기에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은 산으로 우리를 자연스레 이끌지만 가을철에는 날씨가 수시로 변할 수 있어 산행 전에 날씨를 꼭 체크해 되도록 화창한 날에 산행을 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하여 산행 시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하고 가급적이면 단체 산행보다 가족 단위나 1~2명 단위의 안전한 산행을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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