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산 양달석 특별기획전
내 마음의 풍경 하나쯤 간직하는 것은 고향의 기억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고향이라고 하면 산천의 아름다움이나 바다에서 느꼈던 그런 감성이 생각난다. 바다는 성인이 되고 나서 가본 기억이 있어서 아련한 바다의 풍경 같은 것은 조금 거리가 있지만 적어도 바다의 매력은 충분히 알고 있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 나는 10월에 거제 사등면에서 태어나서 근대미술의 선구자로 자리 잡은 여산 양달석 화백의 특별기획전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거제에 올 때마다 거제에서 살아보면 어떨까란 생각을 가끔 한다. 대도시보다도 거주환경이나 주거를 할 수 있는 아파트의 가격대도 그리 높지 않아서 좋다. 10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여산 양달석 특별기획전은 거제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1단계로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구석구석에 온기가 도달하기 시작하는 느낌이다.
여산 양달석 화백은 거제를 대표하는 지역 예술인으로 장신만의 고유한 목가적이고 독창적인 화풍을 개척하였다. 2016년에 양달석 특별전을 시작으로 올해 다섯 번째 전시회를 개최하였다고 한다.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하여 종군 화가로서 양달석 화백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작품과 활동을 담은 특별관을 구성해두었다. 이곳에 자리한 드로잉 작품들은 진본은 아니지만 원본을 충실히 재현하였다고 한다.
이번 전시전에 참여한 작가는 고진미, 곽지은, 권용복, 김광수, 김두용, 김명화, 김미진, 김선정, 김영명, 노성필, 박지은, 손병기, 송정화, 윤수산나, 윤태리, 이다래, 이유경, 이재구, 이정민, 이지은이 참여를 했는데 거제와의 상관관계를 고민하여 조형언어로 표현하여 작품 40점이 이곳에 있다.
거제의 여러 곳을 가보았기 때문인지 몰라도 어떤 풍광은 익숙하고 어떤 풍광은 상상을 해볼 수 있었다. 거제시 문화예술재단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정에 따라 그동안 중단되었던 공연과 전시, 교육프로그램을 다시 재개하기 시작했다.
거제에서 적산가옥을 찾아보는 것이 쉽지가 않지만 한국전쟁 당시 포로 등을 수용하면서 상당수의 가옥이 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전시전이 끝나는 다음날인 28일 문화가 있는 날 - 가을밤 힐링콘서트 Bel Canto Trio이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게 된다.
거제의 여름바다는 이런 풍광이었지만 올해는 조금은 다른 모습들이었다. 거제의 바다는 여유를 품고 있다고 한다. 바다의 잔잔한 파도 소리와 함께 느껴보는 여유와 아늑함이 그림의 화폭에 담긴 것만 같다. 순수와 애향에 있으며 사등성, 수성의 의미는 지키고 보호하여 키워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의 생각을 이어받아 여산 양달석 기념사업회 권용복 회장은 우리 지역의 문화 정체성을 찾는 프로젝트의 출발을 미약하게나마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노을이 지는 바다는 언제 보아도 매번 새로운 감성을 부여해준다. 한국 전쟁의 비극은 양달석과 같은 종군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서도 남겨졌다. 예술이 아닌 이념으로 평가를 받으면서 남북 양쪽으로부터 버림받은 예술가들도 있었다고 한다.
거제라는 도시 혹은 섬에서의 일상은 육지에서의 삶과 분명히 많은 간극이 있었을 것이다. 첨예한 이데올로기의 전장에서 그림이 중요한 심리전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지만 여산 양달석 화백은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며 예술혼에 끊임없이 마중물을 부었다고 한다.
여산 양달석 기획전을 열었던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는 거제시 문화예술재단(이사장 변광용)이 오는 11월 28일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공연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밴드 ‘바람’ 멤버들의 꿈과 사랑 우정, 그리고 그들이 현실의 문제들을 겪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아낸 뮤지컬로, ‘너에게’,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등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들을 극 속에 녹여냈다고 한다. 서른 즈음에 무얼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