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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9. 2020

여행의 진화

내 시간은 어디에서 왔을까.  

최근에 주변 사람들을 보면 '변화'라는 도전 앞에 머뭇거리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어떤 신념은 우리를 주저앉히고, 어떤 신념은 우리를 나아가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생각날 때 바로 행동하는 편이다. 행동했으면 후회보다는 선택의 신중함을 먼저 생각한다. 올해는 참 시끄럽고 많은 변화도 있었고 소문도 넘쳐나며 매일매일이 새로운 뉴스가 나온다. 할 수 있는 것을 할 때 마음이 가장 편하다. 

생각할 시간이 많이 필요한 때이다. 자신과 마음이 맞는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기도 하고 방향이 생각나기도 한다. 옥천에는 대청호 주변으로 적지 않은 카페가 자리하고 있는데 여유가 있어서 생각하기에도 좋다. 

이 카페는 탁 트인 공간에 자리하고 있으면서 주로 야외에 테이블이 만들어져 있어서 거리두기를 하면서 차를 한 잔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추운 겨울이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실내보다는 실외에서 약간의 난방 기운과 함께 있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장작불이 열심히 지펴지고 있는 계산대에서 살짝 장난기가 발동했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 모니터 속의 장작은 언제 다 탈 수 있을까. 모니터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는 계속 타고 있지 않을까. 

먹음직스러운 머핀을 보니 머핀도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핀의 원형은 10세기 무렵 영국 웨일스에서 유래했다고도 하지만 머핀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200여 년으로 한국인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다채로운 맛의 머핀은 미국식이다. 

우리는 2층에 자리를 했다. 대청호의 늦가을 풍광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음악 한 곳과 어울리는 공간이다. 음악의 힘이란 시간의 흐름과 무관하게 언제나 강력하며 지친 하루의 끝에 휴식을 주거나 위로를 건네는, 또는 팍팍하고 메마른 마음을 촉촉하게 달래주는 힘이 있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조용하게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요즘 같은 시기에 생각나는 책은 치즈와 관련된 책이다. 우리는 가만히 있을 뿐인데 치즈는 옮겨진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치즈는 어디에서 왔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때다. 

건물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연의 존재감을 느끼게끔 해주는 중간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이 곳에서 바라보면 대청호를 포함한 자연은 매일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풍광 속에 있는 요소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관계를 보여준다. 

물 위로 나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물이 있는 곳에 오면 돌을 하나쯤 던져본다. 돌을 던지고 나면 파동이 퍼져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재미가 있다. 이 카페는 포스트 모더니즘을 연상하게끔 한다. 다음을 의미하는 post와 모더니즘을 합성한 단어로 영화에서는 기존의 이야기 틀을 깨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고요한 물 위에서 아주 잠시나마 고요한 물의 움직임을 이끌어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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