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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6. 2020

확증편향

멈춰야 비로소 사는 것들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고 한다. 자연스레 그걸로 모든 것이 만들어진다. 최근 수능의 한국사 문제 20번이 너~~ 무 쉽게 나왔는데 문제는 유력 일간지(기득권의 입장을 대변하는)가 확증편향으로 멋진(?) 기사를 송출했다. 노태우 때의 남북합의 내용을 현 정부의 남북 프레임으로 써버린 것이다. 대체 뭘 보고 싶은 건지 너무 뻔하게 드러났다. 기자가 쪽팔린 건 둘째치고 데스크는 뭘 한 걸까. 자신이 보고 있지만 보고 있는 게 이니고 귀는 열려있지만 듣고 싶지 않다는 건가?


왜 tv에 많이 등장하면 신뢰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적당히 읽기 좋은 글로 써서 엽전을 만진 그 책의 본질을 그냥 알았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이번에 드러났다.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게 아니라 그때 샀어야 했다. 부동산을... 그는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 종교인이라고 해서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않아야 될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종교인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 그렇기에 그들의 말에 신뢰를 실어주고 그들이 하는 말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물질적인 것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그런 가치관이나 자유 같은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요즘은 확증편향에 의해 수많은 진실이 왜곡되고 가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머나먼 땅이나 만나볼 수 없는 사람에 대해 헛소리를 지어내도 어차피 직접 가서 확인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거짓이 자유롭게 창작되어 왔다. 기본적인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댓글을 달고 공유 버튼을 누르는 것은 그런 것들이 우리의 개인적 편견에 뭔가 잘 맞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여론몰이는 정치인들의 기만술책이나 언론의 술책 중 하나다. 여론몰이 기술의 정점은 진실을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완전히 거짓된 주장을 펴는 것이다. 그런 걸 개소리라고 하는데 개소리가 꿋꿋하게 유지되는 이유는 듣는 순간에는 말이 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거짓된 삶을 살았지만 개소리를 아주 진지하게 쓸 수는 있다. 거짓된 삶에 기반한 힐링이 되는 글이 정말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삶은 나아졌을까.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확증하기 위해 정보를 찾으면 자동으로 필터링이 되어 모든 정보가 들어온다. 보고 있어도 모르고 듣고 있어도 들리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로또 같은 것을 사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돈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돈을 그토록 많이 가지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우연이나 행운에 기대는 것은 정말 좋은 이성을 만나고 싶은데 노력 없이 어쩌다가 정말 괜찮은 사람을 만나겠지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보는 시야나 생각이 명확해지면 하고 싶은 것이나 걷고 싶은 길을 걷는 것이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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