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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3. 2020

향수 옥천 김장

옥천 로컬푸드 판매장을 찾다. 

지역마다 앞에 붙은 상징성이 있는 단어들이 있다. 예를 들어 충청북도 지역명을 보면 영동 앞에는 레인보우, 진천 앞에는 생거, 충주 앞에는 Good 등이 붙는데 옥천은 앞에 향수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향수는 옥천을 대표하는 시인 정지용의 대표작이자 옥천을 상징하는 의미처럼 다가온다. 향수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간직하고 있는 무언가 마음속의 고향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향수 옥천에도 로컬푸드 판매장이 있는데 믿을만한 식재료들이 알차게 자리하고 있어서 좋다. 

자급과 자치의 로컬푸드는 코로나 19에 걸맞은 새로운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은 지역에서 소비하고 그 소득이 생산자에게 가장 많이 돌아가게 하는 장점이 있다. 대형유통점 중심의 시장에서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코로나 19 시대에 걸맞은 흐름이다. 

이곳은 모두 생산자 이력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믿음이 간다. 옥천이 고향인 사람이나 옥천에 부모가 계신 분들 역시 옥천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로컬푸드도 그런 관점에서 보면 관심을 가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입구에서부터 그 실하기가 탄탄한 거대한 배추가 눈에 뜨인다. 이 배추는 한 포기만 하더라도 1인 가구가 3개월은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하루 삼시 세 끼를 집에서 꼭꼭 챙겨 먹는다면 부족할 수도 있다. 

옥천군은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의 핵심인 '로컬푸드 직매장'을 지난해 5월 30일 개장하고 2019년 전국 로컬푸드 직매장 최초로 HACCP(해썹) 인증도 받았다고 한다. 

도내 최초로 지역 먹거리 순환체계를 갖춘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장해 누적 매출 44억을 달성해 '로컬푸드'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직매장 개장 초기 147 농가 수준이던 출하약정 농가가 270 농가로 크게 늘었다고 한다. 

소비자의 원스톱 쇼핑 욕구 등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20여 종의 핵심품목 등을 연중 안정적으로 생산·공급위탁운영을 하고 있는 옥천살림 협동조합이 지난해 옥천군으로부터 인건비 등 보조금 6천500만 원을 지원받았으나 이 같은 성과를 내면서 올해부터는 보조금을 받지 않고 있을 정도로 선순환을 하고 있다. 

직접 찾아가 보니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것도 좋았지만 매장 내부가 다른 로컬푸드 매장보다 실내가 산뜻하게 꾸며진 점도 다른 지자체의 직매장과 차별화한 점도 좋았다. 

이번에는 약간의 김치를 담그기 위해 농산물을 살펴보았다. 옥천의 배추는 실하기도 실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 한편에는 이렇게 민물고기의 생태를 알리는 것 같은 수족관이 있었는데 옥천의 대청호 등에서 잡을 수 있는 민물고기를 직접 보여주는 것이었다. 덕분에 민물고기로 요리를 하려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식재료도 구입해 볼 수 있다. 

로컬푸드 지수는 로컬푸드의 활성화 노력을 평가하는 지수(Localfood Index)라고 하는데 농립 축산 식품부에서 시행하여 상을 수상한다. 

비타민 C, 무기질(칼슘, 인, 칼륨 등), 섬유소가 풍부해 영양가치가 높다는 배추는  중국이 원산지이며 한반도에서 언제부터 재배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햇김치의 노란색 속살이 언제 보아도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향수옥천에서 향수를 담은 배추를 가지고 담은 김치는 2021년에 음식의 향수를 제대로 부여해줄 듯하다. 잘 다듬어서 먹을 때마다 이렇게 작은 통에다가 넣어서 먹는다. 봄에는 노지 배추, 가을배추는 김장배추, 겨울배추는 월동배추라고 부르는데 역시 가을배추가 제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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