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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억은 모두 진실일까?

우리는 진실과 거짓을 잘 가려내지 못하게 만드는 뇌의 작용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가 무언가를 진실이라고 믿고 싶으면, 우리 뇌는 그 진실을 가리는 일에 굉장히 낮은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우리의 가치관과 잘 맞아서일 수 있고 자신이 가진 편견에 들어맞아서 일 수도 있고 원하는 것을 충족해줘서일지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누군가를 좋아하던가 가족일지라도 사적인 관점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점에서 옳고 그름과 능력의 수준을 판단한다. 사회가 부여한 프리미엄 평가에도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우리는 어떠한 사실이나 사람을 믿고 싶으면 어떻게든 간에 구실을 만들어서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도 그럴싸하게 포장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관광지라고 해야 하나 작은 섬이라고 해야 이라크전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상처를 입고 돌아온 베이커 딜은 낚싯배를 운영하면서 별일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사람들 그리고 주변의 캐릭터들이 말하는 것들의 진실과 거짓의 트리거를 당길 일이 벌어지게 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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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이혼한 전처가 찾아오는데 천만 달러를 건 위험한 거래를 제안한다. 평온했던 섬사람들은 변하기 시작하고 그를 조여 오는 사건들이 물밀 듯이 덮쳐오는데 스스로가 믿어왔던 것에 대한 관점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언론에서 떠들거나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것을 취사선택해서 들으며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근거 없이 올리며 많은 사람들이 동조해주길 바란다. 그들에게 실체적 진실 같은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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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변에는 수많은 거짓이 있다. 그렇지만 그 거짓을 모두 구분해내는데 시간이 걸리니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세상에서 들여오는 이야기가 대부분 진실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제하게 된다. 그래서 질문을 잘 던지지 않는다. 필자의 화법은 대화를 하면서 그 사람이 말한 것을 다시 되짚어서 묻는 스타일이다. 그럼 사람들은 머리가 아파한다. 자신이 내뱉은 이야기가 어떠했는지 다시 살펴보고 맞는지 틀린 건지 곱씹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베이커 딜은 게임의 규칙의 묘한 비틀림을 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다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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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은 매우 단순했다. 손님이 오면 나가서 목 좋은 곳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잡게 해 주고 끝나면 와서 술 한잔하고 자면 그만이다. 삶에 걱정이나 불안 혹은 의심 같은 것은 없었다. 우리는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세상 속에서 온갖 힘든 일에 부딪칠 때마다 우리 이외의 다른 집단에게 그 책임을 지우려고 한다. 자신이 처한 현실이 자신 때문이 아니라 정부, 정치인 혹은 친구, 가족 때문이면 마음속의 죄책감이 덜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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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필자가 평소에 느끼는 감각이나 삶의 경험이 모두 사실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사람들 혹은 기업이나 정치인, 정부는 모두 그 흐름을 자신에게 끌어오기를 바란다. 전부인 카렌 자리아카스가 던진 달콤한 유혹과 프랭크 자리아카스를 죽여도 되는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그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게임의 룰을 깨도 될 것 같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거짓을 진실로 속여서 좋다고 보이게 만드는 유혹은 어디에서나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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