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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2. 2020

모두가 왕이로소이다.

화성 노작 홍사용문학관이 자리한 반석산

올해는 어디에서나 파란만장하다는 이야기를 할 만큼 파도가 만장의 변화를 일으키는 한 해였다. 기후변화의 변동성이나 경제적인 변동성이나 사람과의 관계의 변동성이 너무나 컸다.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보고 생각해야 했어야 했다. 파란만장한 2020년은 2021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처럼 보인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현재 2단계 +알파로 공공시설을 비롯하여 실내시설의 이용은 거의 올 스톱되었다. 

화성의 동탄신도시는 말 그대로 빌딩 숲으로 이루어진 도시다. 한적한 곳을 보다가 경기도를 오면 확실하게 분위기가 다르다.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노작 홍사용의 호를 딴 노작공원이 있다. 이곳과 연결되어 반석산에는 에코벨트가 조성이 되어 있다. 

코로나 19의 거리두기로 인해 노작 홍사용문학관을 이용할 수는 없지만 때맞춰 현재 내부시설을 새롭게 재단 장하고 있어서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여느 영화 제목과 같은 '나는 왕이로소이다'라는 대표작을 쓴 홍사용의 이야기와 무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야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은 의무화되어 있다. 홍사용의 작품에서 왕은 어머니의 가장 어여쁜 아들이며, 가장 가난한 농군의 아들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심의 세계에서는 절대적인 지존(至尊)의 존재가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우리 모두는 어떤 의미에서 왕인 셈이다. 

홍사용은 시문학사적 위치로 볼 때 1920년대 초 낭만주의 운동의 선두에 섰던 그의 공적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이 손수 희곡작품을 써서 직접 출연하는 등 연극 활동에 정열을 쏟기도 하였다. 

직접 만나볼 수는 없지만 화성에서는 목소리로 전해지는 문학을 전해주며 낭독으로 맛보는 독서의 묘미를 노작튜브라는 유튜브로 박은주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니의 외아들, 나는 이렇게 왕이로소이다.

그러나 그러나 눈물의 왕! 이 세상 어느 곳에든지 설움이 있는 땅은 모두 왕의 나라로소이다." 


노작공원의 곳곳에는 노작 홍사용의 작품들이 쓰여 있고 그의 인생 이야기도 접해볼 수 있다. 

이곳 반석산 에코벨트는 2015년 10월 17일 준공되었다. 오산천과 반석산이 어우러진 반석산 둘레길은 19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정상부를 향하는 수직형인 기존형과는 달리 3.7km 구간의 순환코스 둘레길(에코벨트)로 조성하였다고 한다.

그는 강한 민족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3·1 운동 당시 홍사용은 학생운동의 선두에 섰다가 잡힌 적이 있었는데 그 시대 우리 민족이 처하였던 암담한 현실과 실국(失國)의 한이 작품에 녹여냈다. 

바쁜 일상 속에 평소에 하던 취미를 할 수가 없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2020년대에 문학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노작공원을 거닐면서 문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해본다.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이때에 다른 가치를 발견해보는 것도 좋은 시간이다. 

노작 홍사용문학관 뒤로 가벼운 산책길로 조성된 반석산과 전망이 좋은 야외 테라스는 문학에 큰 관심이 없는 시민들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지만 높여진 거리두기만큼이나 몸은 멀리해야 한다. 

아직 늦가을의 분위기가 남겨 있는 곳도 있지만 이제 올해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교과서적 문학관과 일방적 정보 공유에서 벗어나 문학관 이용자들의 흥미를 끌법한 소재도 2021년에 지속이 될 듯하다.  어머니께서 내리신 울음의 금지령 때문에 ‘눈물의 왕’은 남모르게 속 깊이 소리 없이 혼자 우는 버릇이 생겼다는 내용이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 등장하지만 조금은 힘차게 내년을 준비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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