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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3. 2020

하동읍성

하동을 품은 하늘의 성

3년 전이었나 이곳에 왔을 때 당시에는 하동읍성은 역사적인 유적지라는 표시 외에는 정비가 덜 되어 있었다. 3년 6개월 만에 다시 찾아가 본 하동읍성은 사람이 살았던 그 흔적을 그대로 잘 머금고 있었다. 하동을 품고 하늘의 성이라는 느낌이 드는 공간으로 변해 있었다. 에전에는 사적 453호로 지정된 하동읍성 구역이라는 안내판이 없었다면 읍성이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었다. 

보통의 읍성은 의 방어력을 높이기 위하여 성벽의 높이를 높이면서 옹성(甕城 : 문의 양쪽에 쌓아 문을 공격하는 적을 방비하는 것)과 치성(雉城 : 성벽의 바깥에 네모꼴로 튀어나오게 벽을 쌓아 성벽에 바싹 다가선 적병을 비스듬한 각도에서 공격하게 하는 시설)·이 주요 시설을 만들어 두었다. 

원래 읍(邑)이라는 말 자체가 처음부터 성으로 둘러싸인 취락을 의미하였다.  지금 현존하고 있는 전국의 읍성으로는 동래읍성·해미읍성·비인 읍성·남포읍성·홍주성·보령 읍성·남원 읍성·고창읍성(일명 모양성)·흥덕 읍성·낙안읍성·진도 읍성·경주읍성·진주 읍성(일명 촉석 성)·언양읍성·거제 읍성·하동읍성 등이  남아 있다. 

잘 정비가 되어 그런지 하늘이 유독 맑은 날에 찾아와서 그런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하늘의 풍광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읍성과 하늘 그리고 고목이 잘 어울려 보인다. 마치 미나스티리스의 성과 나무를 연상하게 한다. 

역사 속에서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순수성, 완벽을 나타내는 사트바, 욕망과 충동의 라자스, 정체성과 어둠의 타마스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한다. 역사 속의 균형을 잡게 바라보면 자신에게 존재하는 근본 속성과도 연결이 된다. 하늘과 땅의 균형점이 이루며 그 가운데 내가 있다. 

조용하게 이 공간을 걸어보면 균형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균형은 참으로 쉽지 않다. 때론 한쪽으로 치우치기도 하고 따론 한쪽에 매몰되어 다른 면을 보지 못한다. 

하동읍성(河東邑城)은 1417년(태종 17)에 축조한 성곽으로 1593년 임진왜란 당시 가토 기요마사 군대에 의해 성이 함락되었으며 이때 객사, 관아, 향교 등이 불에 타 소실되었다. 이순신은 7월 18일 새벽 이덕필과 변홍달로부터 원균의 칠천량 해전 참패 소식을 듣고 통곡하여 이 부근을 백의종군하면서 걸어간 곳이다. 

해발 149m의 양경산에 위치하고 있는 하동읍성은  조선 전기 산상(山上)에 축조된 산성에 가까운 포곡식 석축 성으로 하동읍성이 위치한 고전면 고하리는 삼한시대의 변한 12국 중 낙노국(樂奴國)에 속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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