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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6. 2020

굴따세

천북 굴의 철이 돌아왔지만...

지금은 좋아하고 겨울이 되면 자연스럽게 먹는 굴의 맛을 안 것은 30대가 되어서였다.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을 한 뒤에 대학 친구들과 함께 MT를 간 적이 있었는데 바다에서 살다온 친구와 바다를 거닌 적이 있는데 당시에 이상하게 생겼다고 생각한 굴을 바위에서 떼는 것을 보았다. 돌처럼 생긴 것을 왜 따는지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었는데 칼 같은 걸로 껍질을 떼내니 하얀색의 묘한 것이 보였는데 맛있다고 먹는 것이었다. 어릴 때 집에서 잘 먹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생소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필자에게 하나를 주는데 대체 짜고 식감이 이상한 이걸 왜 먹는지 이해를 못했었다. 

최근에는 사람의 경험이나 판단력으로 할 수 있는 것도 AI가 더 앞서기 시작했다고 한다. 농사에도 AI가 효율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수확량도 사람이 하는 것보다 더 많다고 한다. 2020년대는 정말 많은 것이 바뀌는 10년이 될 듯하다. 최근 미국 유명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이 옥스퍼드대학에 1억 오천만 파운드(한화 약 2,216억 원)를 기부했다고 하는데 기부 조건은 뜻밖에도 인문학과 AI 연구에 수 백 년 된 옥스퍼드 인문학 연구의 역량을 투입해달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코로나 19로 많은 것이 바뀌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이 사람다워지는 것은 더 많은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 사람이 사람다워지는 것은 맛의 경험도 포함이 된다. 지역마다 자리한 독특한 식문화는 사람만이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굴의 철이 돌아왔지만 마음 편하게 먹는 것이 쉽지는 않다. 올해 충남 보령시는 천북면 천북 굴단지 인근에 조성 중인 천수만 해변 둘레길 이름을 '천북 굴 따라길'로 정했다고 한다. 굴이 붙은 둘레길은 천북면 장은리(천북 굴단지)와 학성리(맨삽지)를 잇는 총연장 7.9㎞ 길이로, 굴단지∼아랫 사정 구간(1.2㎞)은 이미 완료됐다. 아랫 사정∼하파동 구간(1.3㎞)은 조성 중에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할 때가 있다. 대충 사는 것이 아니라 선별적으로 잘 살고 인문학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굴로 만든 젓갈은 밥도둑이라고 할 만큼 허할 때 쉽게 먹어볼 수 있는 반찬이기도 하다. 

바다에서 건져온 수많은 굴들이 미식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을 사서 집에서 와서 쪄먹기도 하고 구워먹기도 했었는데 이제 어머니 집이 아파트로 이사를 가서 구워 먹을 곳도 없다. 

AI가 사람의 패턴이나 생각하는 방식대로 학습을 한다. 사람은 더 사람다워지고 계절에 따라 제철음식도 먹는 것이 가장 인간적이다. 굴을 따고 계시는 아주머니의 모습에서 옛날의 기억을 되살려 주었다. 그때의 시각은 돌처럼 보이는 이상한 것에서 하얀색의 이상한 맛을 좋아하는 친구였지만 지금은 필자보다 일찍 제철 해산물을 알았던 친구의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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