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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8. 2020

쉴 휴(休)

생각과 시선의 변화

미국이나 유럽의 코로나 19의 확산을 보면서 지금까지 생각했던 서양 국가들의 가치관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필자 역시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터라 개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내 행동의 여파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평소에 하던 것이라도 하지 않는다. 서양의 가치관은 상황에 상관없이 절대적인 명제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 동양은 집단의식이 강하고 중용 같은 상대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미세먼지 때문인지 몰라도 낮인데도 불구하고 하늘이 찌푸리고 있는 날 청양의 모두 휴 야영장이라는 곳을 찾아가 보았다. 작년에 영등포구청이 모두휴 청소년 야영장이 폐교를 리모델링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으며 청소년 및 구민이 이용 가능했었지만 불과 1년도 안되어서 코로나 19가 터지면서 야영장은 잠정적으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야영장은 이용할 수 없지만 천변으로 걸어볼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있다. 청양의 작은 마을로 겨울만의 조용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곳이다. 청양은 기본적으로 농사를 하면서 사는 분들이 많이 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보면 농업 문명은 같은 위도상의 동서 방향으로는 빠르게 전파되고 남북 방향으로는 느리다고 말한다. 산악을 제외하고 보면 충청도는 기본적으로 농업이 발달할 수 있는 기후와 입지를 가지고 있다. 

지역과 지역을 연결해주는 공간이 청양에는 몇 곳이 있다. 군포시 청소년수련원도 있고 영등포구의 청소년 야영장도 있다. 모두 휴의 휴는 말 그대로 편안한 경지로 들어가듯이 쉼을 의미한다. 

강제적으로 쉬고 싶은 사람들은 많지는 않을 것이지만 요즘은 의도하지 않게 쉼을 하게 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언어와 문자를 사용한다. 두 가지 모두 중요하다. 언어가 주변 사람들의 뇌와 병렬로 연결시키는 방식이라면 다른 시대의 사람이나 먼 지역 사람들과 연결해주는 것은 문자다. 

코로나 19로 인해 교육방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온라인으로 연결되면 교육격차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일부 생각했지만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교육은 무언가를 빨리 배우고 익히는 것뿐만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실제로 체감하고 스스로 아는 것도 중요하다. 자연 속에서 배우는 것은 시간이 더디지만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아주 빠르다. 

모두 휴 야영장에서 기다릴 줄 아는 삶도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해본다. 단계를 격상한다고 해서 코로나 19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 시기에 현명하게 대처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사람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대치면에 있는 이 학교에서 학생들이 다녔을 때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던 때였다. 대치면에는 추동천과 대치천이 서류하여 청양읍에서 미호천이 되고 다시 면의 남서쪽으로 유입하여 장곡천과 합류한다.

대치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대전 유성구의 청양 먹거리 직매장에 공급되기도 한다. 은행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은행나무 열매 냄새가 사방에서 진동을 한다. 덕분에 해충이 이곳에서는 살기가 쉽지가 않다. 

우리는 무언가를 수련하면서 제한적 조건을 극복하고 자신의 직관을 발전시키는 법을 배운다. 자신의 개인적 의무를 선택하고 그에 걸맞게 행동하는 것은 세상의 조화를 유지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이다. 조화를 생각하면 아래에 흐르는 물이 자연스럽게 연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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