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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9. 2020

딸기의 탄생

딸기를 연구하는 논산시농업기술센터

먹음직스러운 빨간색감의 몸통에 이파리는 초록색으로 겨울철에 생각나는 대표 과일은 딸기다. 여러 종자가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보이기에는 모두 같아 보인다. 그냥 맛있는 딸기와 맛없는 딸기로 다가오게 된다. 계절마다 먹는 다양한 과일이 있지만 먹기 시작한 시기는 각각 다르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딸기를 먹었을까. 물론 산딸기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먹어왔지만 지금 같은 대중적인 과일 딸기는 약 200여 년 전부터 먹기 시작했다. 

먹고살기 힘들 때는 식량주권을 위한 종자연구를 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과일 산지에는 그 과일만을 연구하고 개선하고 농가에 공급하기 위한 종자연구소들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열지 못한 딸기축제로 유명한 논산에는 딸기뿐만이 아니라 다른 종자들도 연구하는 논산시농업기술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니라서 딸기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일인데 이 과일이 탄생한 것은 우연하게 그리고 열심히 살았던 한 사람에게서 시작될 수 있었다. 18세기 열강의 각축 속에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등은 패권다툼을 하고 있었다. 조선을 생각할 때 세종, 정조 등이 가장 먼저 생각나듯이 프랑스의 역사에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루이 14세다. 루이 14세는 역대 왕들 가운데 프랑스의 명성이 절정에 이르도록 한 가장 으뜸가는 왕으로 자신의 손자를 스페인 왕위에 앉히기 위해 프랑스에 적대적인 유럽 동맹과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을 벌였다.

우리가 먹고 있는 딸기의 시초가 유럽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다. 딸기 고추장은 조금 더 달달함을 담고 있을까. 루이 14세의 손자인 필리페 5세는 스페인의 왕위에 올랐는데 이를 지키기 위해 식물학자이자 수학자이며 군인인 프레지어 중령을 남미에 파견하게 된다. 즉 스파이인 셈인데 자신의 임무를 속이기 위해 야생 딸기 종자를 관찰하고 채집한 것이었다. 

매년 봄에 열리는 딸기축제가 2021년에는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분위기상으로 볼 때 쉽지는 않을 듯하다. 대신 이곳에서 딸기로 만든 다양한 부산물과 종자를 살펴본다.  딸 기생과 홈쇼핑 홍보 판매, 딸기 드라이브 스루·워킹 스루 판매, 택배형 판매 체계를 강화하고, 딸기잼 만들기, 딸기비누 만들기, 딸기 퐁듀 만들기 등의 온 택트 딸기체험 프로그램 키트 등을 2021년의 딸기축제를 논산에서는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앞서 말했던 프레지어 중령은 스파이 활동과 함께 토종 딸기의 책을 출판하는 듯 우연 속에 새로운 발견을 한다. 그리고 귀국할 때 토종 딸기 종자를 심었지만 유럽에서 풍토에 맞지 않아 여러 시도를 하게 된다. 칠레 야생 딸기와 북미 버지니아의 딸기를 교배시켜 새로운 종자를 얻었는데 이 것이 우리가 재배해서 먹기 시작한 딸기의 시작이다. 

새로운 시도가 모두 성공하지 않는다. 아니 성공할 확률이 낮은 편이지만 그 시도 중에 하나만 성공하게 되면 결국 모든 것을 이루게 된다. 그렇게 재배 딸기가 한반도에 전해진 것은 일제강점기 때였다. 그때는 딸기를 아무나 먹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다. 

겨울이면 맛있게 먹고 그 과즙이 한 여름의 복숭아와 비견될만한 딸기는 그렇게 여러 시도 속에 탄생하였다. 논산딸기축제는 충청남도 대표 축제로 자리 잡으며, 딸기 하면 논산, 논산 하면 딸기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전국의 생산면적에 15%를 차지하고 있다. 달콤한 성공은 수많은 노력과 시도, 때론 뼈를 깎는 변화를 딛고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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