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Dec 13. 2020

한내 돌다리

전형적인 널 돌다리

한반도에 남아 있는 돌다리 중에서 돌다리는 대천천에 자리한 한내 돌다리처럼 널 돌다리도 있지만 강경에 있는 무지개다리의 형태로 만들어진 미내다리나 원목다리도 있다. 아치구조로 만든 무지개다리가 구조상 튼튼한 것은 사실이지만 널 돌다리도 튼튼하는 웬만한 큰 충격 없이 잘 견뎌내는 구조다. 기둥에 보와 도리, 창방이 결구되는 방식의 한옥처럼 힘을 분산시키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카메라를 든 손이 시리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함께한 카메라지만 이제 손목에 조금씩 무리를 주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예전처럼 이 묵직한 것을 쉽게 다루기는 힘들 듯하다. 이제 웬만하면 두 손으로 잡고 이동을 해본다. 

다리라는 것은 기술력이 적용되는 토목구조물이다. 대학을 다닐 때 다리에 적용되는 응력을 계산했던 기억이 지금도 난다. 잘못 지어지게 되면 서울의 한강에서 무너진 다리처럼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확한 계산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오래전에 만든 돌다리는 어떠했을까.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말이 나왔던 것일까. 선조들이 만든 석조 다리는 상당히 정교하면서 힘을 분산시키는데 효과적이다. 교각 놓을 자리에 적심 작업을 하고, 주춧돌 모양의 지대석을 앉히고 지대석 위에 교각 모양으로 홈을 파내 돌기둥 각진 곳이 닿도록 결구시킨다. 

지금은 사용하지는 않지만 돌다리를 건너가 볼 수 있도록 공개는 해둔 한내돌다리다. 귀틀 돌 상부 가장자리를 따라 'ㄴ'자 모양으로 길게 홈을 파내고, 그 위에 '널돌(板石, 청판석)'을 끼워 맞춰 상판을 완성하는 것이 널 돌다리의 특징이다. 

보다시피 한내돌다리의 상부에서 가해지는 하중을 견뎌낼 만큼 충분히 두껍다. 난간은 필요에 따라 설치하기 때문에 거의 설치된 돌다리는 보기가 쉽지 않다. 조각조각 구조를 맞추어서 만들어졌지만 하나로 짜여서 힘을 분산시키면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우리의 삶 역시 한내 돌다리처럼 각각의 필요에 따라 존재하지만 균형을 이루는 사회로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점점 더 양극화되고 코로나 19로 인해 방향을 잃어가는 느낌이다. 

엉기성기 만든 것 같지만 아래의 주춧돌 모양의 지대석은 상당히 튼튼하고 그 위로 교각이 견고하게 상판석의 무게를 견뎌내고 있다. 

상판을 이룬 시렁돌의 크기는 불규칙적이나 183×68×23, 315×50×34㎝, 245×68×17㎝ 등의 석재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대석 위에  폭 237∼310㎝, 두께 35㎝ 정도의 거칠게 다듬은 화강암을 3층으로 포개어 멍에돌까지를 대신한 교각이 한내돌다리의 특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 홀로 집에 (Home Alon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