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책으로 연결되는 미술전
천체물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것들은 잠시 우리의 몸에 머물러 있는 것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영원히 머물러 있을 것처럼 생각하고 살아간다. 물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서 만들어진 물질이다. 작은 물분자는 우리 모두를 연결하고 있다. 그 연결성이 강해진 존재들이 더 가까이에 있을 뿐이다. 단어나 정보 혹은 그림을 선택적으로 연결하는 부분을 링크라고 부른다. 관련 있는 정보들을 찾아갈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구조를 하이퍼링크(hyper link)라고 하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SNS는 모두 그렇게 연결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주 가깝지도 그렇게 멀지도 않다. 물론 눈으로 보이는 것만을 가지고 판단하면 그 한계는 분명해진다. 이 순간 연결이 되어 있을까. 연결이 되어 있지 않을까. 물에는 기억이 있다는 말은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느끼는 것과 느끼지 못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책 속의 글과 그림은 서로와 서로를 연결해주는 모세혈관을 만들어준다. 사람의 몸속에는 대동맥과 대정맥의 굵은 혈관이 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모세혈관이다. 큰 혈관으로 피를 보내는 것은 비교적 쉽다. 그렇지만 발끝과 손끝까지 피를 보내기 위해서는 가는 혈관들이 좋아야 한다. 심장이 무리해서 일해서 생기는 고혈압이나 힘이 없어서 생기는 저혈압 모두 좋지는 않다.
당진 아미 미술관에서는 올해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월 31일까지 그림+책 展이 열리고 있다. 세상을 이해하고 연결되는 하나의 방식으로 그림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번 그림 + 책 전시에서는 그림책 분야에서 서로 다른 색깔을 보여주는 세 명의 작가- 고정순『그렇게 나무가 자란다』, 김선진『나의 작은 집』, 조미자『가끔씩 나는』를 만나볼 수 있다.
글자도 어떤 의미에서 보면 그림의 일종이다. 정형화되어 사람들과 소통이 조금 더 수월하게 만들어주었을 뿐이다. 상형문자처럼 그림에 가깝다면 조금 더 감성적이겠지만 너무나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그림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서 때론 좋은 측면도 있다.
그림책은 대부분 이미지에 텍스트가 결합하고, 스토리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므로 모호함은 줄이고 비교적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어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곳을 찾아가 보고 생각한 것은 다시 그림이나 만화를 그려볼까란 생각이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앱도 편하게 나와서 굳이 타블릿이 없어도 그릴 수가 있다.
그림이나 만화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효과적이면서 심리적인 장벽을 낮추어준다. 이름에는 모두 그에 걸맞은 의미가 있다. 아미 미술관은 산의 능성이 여인의 아름다운 눈썹을 닮아 명칭 된 아미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눈썹을 말하니까 갑자기 살짝 눈이 생각난다.
아미 미술관의 아미(ami:친구)는 친구처럼 가깝고 친근한 의미인데 결국 다른 사람과의 링크와 다른 링크를 의미하지 않을까.
바로 그림과 관련된 앱을 다운로드하였다. 시작했으니 무언가를 그리긴 하겠지만 조금 더 디테일한 펜은 필요할 듯하다. 사용해보니 살짝 둔탁한 느낌이 든다. 창이 있고 빛이 들어오는 곳에서 정원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뿌리와 나무와 그리고 잎이 눈앞으로 펼쳐진다.
굳이 코로나 19가 아니더라도 각종 물질이 우리에게 붙는 방식은 유사하다. 냄새를 맡을 때에도 냄새 분자가 단백질에 내려앉으면 냄새 분자는 마치 자물쇠에 꼳힌 열쇠처럼 단백질 주머니에 달라붙는다. 주머니에 맞지 않는 분자는 달라붙지 않고, 불완전해도 달라붙지 않는다. 잘 들어맞으면 분자는 수용체인 단백질의 형태를 바꾼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들이 변화로 만들어진다.
생각하기 나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그림과 책은 아주 조금은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주고 생각하게 하며 관점을 열어준다. 그렇게 세상과 직접적이지는 않아도 알지 못하는 링크는 더 많이 연결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