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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7. 2021

문경의 공예

한지, 다시, 짚, 도자기

이루기 힘든 목표에 도전하는 것은 성취감도 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자신과의 오랜 시간 고독함도 감내해야 한다. 어떤 기술이나 능력은 단시간에 올라설 수 있지만 어떤 길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정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산업화 사회는 일정 정도의 수준의 제품을 빠른 시간에 분업화해서 만들어낸다. 전 과정을 모두 혼자서 하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사람이 많이 오갔던 곳에는 다양한 공예품을 생산하는 공방들이 있었다. 

과거를 보기 위해 올라가는 길목에 있었던 문경은 자연스럽게 사람이 머물렀고 장사꾼들과 공에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경제를 이루었다. 그 전통공예를 알리는 공예관이 문경새재의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원래 공예에도 관심이 많은 터라 눈여겨보는 물건들이 많다. 공예는 전통공예나 전승공예들이 있는데 모두 자연적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처럼 대량생산도 할 수 없을뿐더러 자연에서 발견하였기에 자연 속으로 돌아간다. 

문경에 자리한 공예는 전통한지, 방짜유기, 목공예, 청려장, 도자기, 다시, 짚 등이 있다. 아름다운 색감의 한지로도 재 탄생하는 한지를 닥나무를 만드는 과정은 늦가을에 닥나무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 통에 넣고 찐 후 껍질을 벗겨내어 만든다. 

최근 지방을 갔다가 한지로 만든 쌀독을 보았는데 가격대가 있기는 했지만 살아 숨 쉬는 그 기능성에 자신도 모르게 지갑을 열고 카드를 꺼낼 뻔했다. 

한지를 만드는 기술은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종이를 만드는 기술은 더욱 발전한 종이가 널리 보급된 것은 삼국시대인 6~7세기 정도로 보고 있다. 조선시대 초기 닥나무 껍질을 원료로 하여 만든 종이(楮紙)로 만들어 발행한 명목 화폐를 저화(楮貨)라 불렀다. 

차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차를 내리는 다양한 도구들을 모두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그중에서 다시가 있는데 찻잎을 뜨는 도구로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지는데 보통 대나무로 많이 만든다. 

차를 마시기 위해 준비할 것도 많지만 꼭 다 준비할 필요는 없다. 문경에는 차를 접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다. 차를 마시면서 마음에 들면 찻사발 하나쯤 사도 좋다. 

신골을 담는 신골망태, 연장 넣는 연장 망태, 개똥 줍는 개똥 망태나 재나 여물을 퍼내는 삼태기, 부엌에서 깔고 앉던 방석, 독을 덮던 두트레방석 등등 수많은 것들이 모두 짚으로 만들어졌었다. 

우리는 하나의 짚신으로 이해하지만 남자들이 신던 투박한 막치기, 여자들이 신던 고운 신, 삼을 섞어 삼던 미투리, 상중(喪中)에 신던 엄짚신, 요즘같이 눈 오는 날에 신던 둥구니신등 참 다양하다. 

사인검도 만드는 전통도 이어지고 있는데 사인검하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등장해서 마치 귀신과 싸울 때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원래 사인검은 순양의 기운이 충만한 12간지 중 호랑이를 뜻하는 인년, 인월, 인일, 인시에 담금질 되어진 검신으로 제작된다고 한다. 호랑이띠라서 그런지 무척이나 가깝게 느껴진다. 

코로나 19로 인해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나 사람들의 행태에도 많은 차이를 보고 있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합리적이지 않았고 개성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었다. 

모든 공예는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차를 이야기할 때 도자기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었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구들은 한지등으로 만들었으며 바깥을 드나들 때 짚으로 만든 신발을 신고 다녔다. 물론 모두가 사인검을 들고 다녔던 것은 아니지만 칼 한쪽에 북두칠성과 28수 천문도, 다른 쪽에는 “四寅劍(사인검)”과 범어(梵語)가 금상감 되어있는 검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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