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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8. 2021

도자 미술

도천 도자미술관

도예가나 형상이 있는 예술품을 보통 오브제라고 통칭하기도 한다. 영어인 object는 오감(五感)으로 포착할 수 있는 물건을 일컫는데 오브제로 뭉뚱 거려 온 것도 사실이다.  ‘오브제’의 의미는 작가의 개념이나,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화하고 있지만, 비기능적인 찻사발과 같은 조형도자와 순수미술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대미술의 추세 속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되어야 할까. 한국의 비평가들이나 도예가들이 영어권에 쓰는 ‘object’를 단순히 불어로 ‘오브제’라고 번역하면서 자의적으로 해석해 왔다. 

문경에는 명성을 이어오는 요장들이 있는데 전통과 시간의 힘을 가진 곳은 자체적으로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도천 도자미술관 역시 그런 곳 중 하나다. 2006년 경북 무형문화재, 대한민국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되었으며 일본 아키히토 일왕의 요청으로 분청 화병을 제작하기도 했던 도천 천한봉 작가의 작품이 남아 있다. 

경상북도 무형문화재인 천한봉 작가는 일본의 동경에서 태어나 이곳 문경에 자신의 혼을 묻었다. 그렇게 2011년에는 대한민국 명장 증서를 받게 된다. 1933년에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호국영웅기장증도 받았다고 한다. 

이곳에 도천 도자미술관이 개관한 것은 2012년이니 올해로 10년째이다. 그의 발걸음은 딸에게로 이어져서 일본 노무라 미술관에서 2010년에 도예전도 열었다고 한다. 

찻사발이나 도자기 모두 실생활에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지만 도자예술로 들어가게 되면  지금까지 도자 미술에 주목받지 못한 수사학을 도자 미술의 분석틀로 상정한데 있다. 무엇보다 뒤샹의 오브제 미술에서 환유적 수사 성을 발견하는 등의 연구 등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냥 보기에는 찻사발이지만 흙과 형태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정호찻사발, 두두옥찻사발, 김해찻사발, 분인찻사발, 오기찻사발, 아라보찻사발, 가키노헤타찻사발등 굽모양이나 색깔, 빗살문양, 백토를 칠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등에서 많이 달라지게 된다. 

사람에게는 그릇 크기가 있다는 말은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의 가치를 의미하는 것일 것이다. 그릇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그릇을 만든다는 것은 결국 누구와 함께하느냐도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자신이 걸어온 인생을 쓰는 것도 생각만큼 쉽지 않다. 걸어온 인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그 향기를 남기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의미 있는 일이다.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그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고되지만 뜻깊은 일이다.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문화와 역사적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탄생된 우리 민족 예술의 정체성이 내재된 찻사발의 도자예술을 엿보고 싶다면 방문해보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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