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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7. 2021

이엉얹기

장태수 선생 생가의 초가지붕

옛사람들이 살았던 초가지붕에 이엉을 얹는 것은 추수가 끝난 후  동짓달이 되면 겨울채비를 위해 삭은 초가지붕에 새 이엉을 얹어 새 단장하는 마을의 큰 행사였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번거로운 작업이지만 가장 구하기 쉽고 서민들의 집에서 없어서는 안 될 초가지붕을 보수하지 않으면 1년이 힘들어진다. 큰 기와집에는 사대부·토호들이 살며, 초가에는 그에 딸린 마름이나 노비들이 살았다. 초가삼간이라는 것은 가난한 사람이 사는 집이라는 표현으로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주거의 최소 단위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초가의 지붕은 다양한 유형을 지녀왔는데 초가지붕의 발달과 완성은 기와지붕을 낳게 한 모태였으며 지금은 흔하게 보는 처마는 초가집의 발달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과거 선조들이 혹독한 겨울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행하던 지혜로운 풍습이기도 하다.

장태수 선생 생가는 전형적인 초가집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한 겨울이 시작된 지금 초가지붕을 갈기 위해 볏짚이 준비되어 있었다. 초가삼간은  부엌 1칸, 방 2칸으로 구성된 일(一) 자형으로 초가의 구조는 일반 서민주택과 같으며 낮은 토단으로 된 기단을 형성하고, 토단 위에 호박 주춧돌을 놓아 굵기가 4촌 정도 되는 둥근 나무기둥을 세워 비슷한 굵기의 둥근 통나무로 도리와 보를 형성하게 도니다. 

이 집은 소박한 집으로 담집은 벽체를 쌓는 방법에 따라 구분되는데, 벽체를 토담 쌓듯이 한 것은 토담집이며 장태수 선생 생가는 넓지는 않지만 좁은 대청도 만들어져 있다. 도리 위에 서까래를 걸고 서까래 위에 산자널을 깔며, 알매흙(흙과 지푸라기를 물로 이긴 흙)을 덮은 것이 초가집의 특징이다. 

벼를 수확하고 나오는 짚은 건축재료적인 면에서 매우 가벼우므로 건축구조의 목재 단면이 기와집에 비해 월등히 작아도 되며, 단열성이 뛰어나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초가지붕에 얹혀 있던 묵은 이엉을 걷어내고 가을철 막 탈곡을 끝낸 볏짚으로 용마름과 이엉을 만들어 지붕을 새 단장하면 마음은 가벼워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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