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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8. 2021

감옥

2년 6개월 형량의 의미는...

18일 이재용의 판결이 내려지기 전에 이번에는 실형을 면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다. 물론 20세기였다면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 시대가 아주 약간은 공평하게 변했으며 뇌물과 관련된 대부분의 사람이 감옥에 있기 때문에 판사가 아무리 삼성에 따뜻한 마음(?)을 가졌어도 집행유예를 내리는 것은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먼저 필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이재용에게 별다른 감정은 없다. 그냥 죄와 벌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법의 잣대는 같아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금일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졌는데 그건 이재용의 판결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본다. 1월 들어 그냥 막무가내로 올라가던 주가가 조정되고 있을 뿐이지 판결에 대한 충격은 너무 앞서 나간 것이다. 지인에게도 삼성전자 주가는 조정받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은 있다. 7만 원대에서 조정을 받고 끝날 것이냐 정도의 차이랄까. 


그런데 이번 판결을 내린 판사는 예측이 가능한 유리알 같은 판결을 내린 것이 재미있었다. 2년 6개월 혹은 3년 실형을 내릴 것이라고 보긴 했는데 자신이 할 수 있는 작량 감량을 최대한 활용하여 배려를 해줄까? 했는데 해주었다. 보통 2년 6개월에 4년 집행유예나 3년에 5년 집행유예가 재벌가에게 정해지는 공식인데 문제는 최대한 뇌물 액수를 줄이고 줄여 50억 이하로 떨어트리면 집유가 가능하지만 대법원에서 86억 원을 뇌물로 인정을 해버린 것이다. 이 지점에서 판사의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인다. 


뇌물 액수가 50억이 넘으면 최저형량이 실형 5년 이상이다. 준법감시위원회라는 나름의 샛길을 만들어주었지만 그 제도는 어디까지나 뇌물 액수가 50억이 안 넘었을 때 쓸모가 있다. 사실 준법감시위원회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었다. 자~지금까지는 법을 우회하고 분식회계와 불법 승계, 뇌물 등을 주면서 회사를 운영했는데 준법감시위원회(사실 별로 쓸모는 없다.)가 생겨서 조금은 법을 덜 어기고 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할까. 


판사는 여러 가지를 고민했을 것이다. 5년이라는 최저형량을 맞춰서 판결을 내리면서 최대 작량 감량(판사 마음대로 봐주기)인 50%형을 줄이는 것을 적용했다. 즉 5년에서 50%면 2년 6개월의 실형에다가 1년을 이미 구치소에서 살았으니 1년 6개월이 남았다. 여기에 2/3 기간의 형을 살면 사면의 조건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8개월만 더 살면 20개월로 조건이 맞춰진다. 즉 올해 추석이 오기 전에 나오던가 조금 더 살아도 크리스마스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박근혜와 이명박에 대한 사면 이슈도 있으니 묻어가기에도 좋다. 


뭐 어떻게 보면 뻔했던 결과이기도 하지만 실형을 살았다는 자체만으로 사회가 아주 약간은 변하고 있는 것을 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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