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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와 딸기

겨울에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만난 것들

지인에게 고구마의 맛을 잘 구별 못한다고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잘 익은 김치와 고구마를 함께 먹었을 때의 그 입맛을 기억해냈다. 겨울의 간식 중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은 고구마요. 싱그럽게 만들어주는 것은 딸기가 아닐까. 고구마는 먹고살기 힘들 때 먹었던 구황식물이었지만 지금은 건강식품으로 주목받은 지 오래되었다. 세계 7대 식량작물로 꼽히는 고구마는 미국의 공익과학센터(CSPI)가 10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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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길목에서 지인이 좋아하는 것을 사다가 가져다주고 싶은 생각에 옥천 우리 장터 로컬푸드 직매장을 찾았다. 동창이 마트를 하고 있는데 예년의 설날보다 매출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올해의 설은 새해 복은 많이 받아야 하겠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하는 시간이 미루어지면서 명절 매출은 예년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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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계란값도 비싸지고 웬만한 농산물의 가격도 상당히 많이 올라갔다고 한다. 로컬푸드 직매장이 있으면 들려서 요즘의 물가를 살펴보곤 한다. 돌아보다가 사고 싶은 농산물이 있으면 구매도 할 겸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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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 만든 김치는 시원한 것이 특징이지만 조선무는 같은 흰무에 속하는 왜무보다 둥글고 단단하며 윗부분이 푸르다. 깍두기나 김치 용으로 재배하는데 맛이 좋다. 일본 무는 하야고 기다란 것이 특징이고 조선무는 통통하면서도 위쪽으로 갈수록 녹색이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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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매실 장아찌부터 밤 조림, 무 말랭이 장아찌, 생강청도 좋아 보였는데 가격대가 있었다. 옆에 있는 수제 딸기청도 맛이 좋아 보였다. 딸기청에다가 우유나 탄산수, 요구르트를 넣어서 마셔도 좋고 막걸리에 섞으면 딸기 막걸리가 된다. 장아찌 종류도 많았는데 특히 어성초 장아찌는 염증을 다스리는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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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에서 나오는 정안밤은 알이 큰 것이 특징인데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의 밤은 알이 작고 단단해 보였다. 이 밤을 까려면 시간 좀 걸리겠다. 요즘에는 생밤을 씻어 머리 부분에 칼집을 내어서 에어프라이어에 해 먹는 군밤도 인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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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곳에서 구매할 간식거리는 딸기와 고구마다. 딸기는 알이 클수록 맛이 있고 고구마는 적당한 크기가 맛이 좋다. 대형마트보다는 저렴한 편이긴 하지만 보기 좋고 먹기에도 좋고 향도 좋은 딸기는 가격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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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땅에서 나오는 건데 고구마의 크기가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감자와 함께 주로 하층민들의 부식 거리로 쓰이기도 했는데 한국에서는 조선 영조 39년(1763년) 때 일본에 통신사로 갔던 조엄이 대마도에서 고코이모(ココイモ)로 불리던 씨 고구마를 들여온 것이 시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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