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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탕

진득함으로 채워지는 그런 시원함?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 보면 내장이나 선지가 담겨서 만들어지는 내장탕을 먹은 것은 분명히 군대를 제대하고 이후였다. 어릴 때 건강식품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무언가 이상하거나 혐오스럽게 생간 것에 대한 거부감이 오래도록 유지되었다. 내장탕은 보통 뼈와 내장에서 우러난 맛이 중심이 되는 맛으로 보통 해장국으로 많이 사랑을 받고 있다. 돼지 내장보다 한우 내장이 들어간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 음성에는 한우 내장이 들어간 내장탕을 내놓는 곳이 있다. 계란값이 비싸다는 요즘에도 계란은 얼마든지 넣어서 먹어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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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오면 바구니에 담겨 있는 날달걀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요즘 계란값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비싸졌다고 한다. 대부분의 해장국에는 계란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안 들어가는 대표적인 해장국은 뼈해장국 정도만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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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국을 먹다 보면 해장국이 숙취 해소하는 해장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장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곳의 해장국은 내장의 종류는 모두 들어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많은 내장이 들어가 있어서 밥을 한 그릇 모두 말아서 먹기가 힘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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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내장과 뼈, 고기 등을 넣고 오래 끓인 국. ‘곰’이란 푹 고아서 국물을 낸다는 곰국과 달리 내장탕은 내장 자체의 맛을 중심으로 만들어낸다. 우리나라는 해장국이 유독 발달한 나라로,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속풀이 국이 많다. 원래 해장국은 '술로 쓰린 창자를 푼다'라는 뜻의 '해정'(解酊)이라는 뜻이었는데, '해정'이 '해장국'으로 와전된 것이라고 전해지듯이 내장은 내장으로 푸는 것이 좋은 방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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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와 소의 내장이 듬뿍 들어간 한우 내장탕이다. 계란은 한 개만 풀어서 넣어보았다. 살짝 뜨는 기름은 고추기름인 듯 보인다. 각종파와 야채, 콩나물이 위에 얹어졌다. 글을 쓰면서도 배가 고파지는 것은 맛을 상상하기 때문인 듯하다. 산해진미는 아니더라도 지방색을 포기하는 것보다는 토속적인 맛을 유지하는 것이 더 특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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