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개비길

논산의 시골길을 걸으며...

바람이 불거나 들고 달려도 되고 잡은 채 입으로 바람을 불어도 날개가 돌아간다. 그런 놀이도구가 바람개비인데 바람개비를 보고 있으면 결국 사람이 사는 인생이 돌고 돌아 제자리에 온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바람개비라고 부르는데 중국에서는 风车, 일본에서는 風車라고 한다. 일본은 커다란 풍차와 바람개비가 같은 단어를 쓰지만 한국에서는 풍차와 바람개비는 다르다.

IMG_4386_resize.JPG

논산천의 바람개비길까지 가는 길목에는 성동 은행나무도 있다. 성동 은행나무는 전우치 나무라고도 불리고 있다. 충남 논산 성동면 개척리 언덕 마루에 서 있는 커다란 은행나무는 500년 동안 숱하게 많은 계절을 겪어왔고 보냈던 나무다. 전우치는 한국영화 중 홍길동 같은 히어로 캐릭터 중 하나이다.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 어릴 때 전우치전을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전우치는 대단한 도사였다. 17세기 초반 작품이라고 알려진 고전 <전우치전>은 주인공 전우치가 부리는 갖가지 기기묘묘한 도술 때문에 매우 흥미진진한 고전소설로 손꼽힌다.

IMG_4391_resize.JPG

전우치 은행나무 역시 정의로운 세상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조선의 선비 전우치의 절박한 희망과 염원이 담긴 나무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전우치 시비가 있다.


- 삼일포 -

늦가을 고운 못에 서리기운 맑은데

하늘바람에 자주빛 퉁소소리 실어 보낸다

푸른난새는 오지 않고 바닷가 하늘은 광활한데

서른여섯 봉우리마다 가을 달빛 밝구나

IMG_4393_resize.JPG

성동 은행나무를 지나서 더 안쪽으로 오면 강경으로 넘어가는 다리가 두 개가 나오는데 첫 번째 다리는 논산천을 넘어가는 다리다. 이 다리의 양쪽의 길이 바람개비길이다.

IMG_4397_resize.JPG

저 멀리 옥녀봉이 보이고 옥녀봉을 상징하는 나무도 눈에 잘 들어온다. 음력 정월 대보름날 농촌에서 풍농 의례의 하나로 벼·보리·조·옥수수 같은 곡식 이삭을 장대에 매달아 볏가리를 세우는데 그 짚 뭉치 밑에다 큼직하게 만든 바람개비를 달아 돌게 했다고 한다.

IMG_4400_resize.JPG

논산의 성동면은 그냥 성동이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대도시의 동이름인 줄 알았는데 지역명의 앞을 그대로 부르고 있었다. 성동면은 논산시의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금강 하류의 드넓은 평야지대로, 토질이 비옥하고 수자원과 일조량이 풍부한 곳이며 당도 높은 수박, 딸기, 상추, 방울토마토 등을 생산하고 있다.

IMG_4401_resize.JPG

성동면의 이 길은 수많은 바람개비가 산책하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공간으로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자전거나 트래킹 하기에 좋다. 논산천이 흐르고 있는 터에 자리하고 있어서 옛날에는 배가 들어오던 그런 포구도 살펴볼 수 있다.

IMG_4402_resize.JPG


IMG_4423_resize.JPG

논산까지 왔으니 딸기를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딸기 하나가 큼지막한 것이 향도 좋은 설향이라는 품종이다. 딸기 신품종 개발 보급은 2002년 매향, 2005년 설향, 2012년 숙향, 2016년 킹스베리, 2017년 써니 베리, 2017년 두리 향을 농가들에 보급했다. 과일시장의 판도를 뒤바꾼 데는 국내 점유율 90%를 차지하던 일본 품종들을 싹 밀어낸 '설향' 품종이 큰 역할을 하며 딸기의 여왕에 등극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겨울의 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