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밭 매는 칠갑산의 겨울
지금은 다른 도로로 통과하는 차량이 많지만 예전에는 고개를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칠갑산의 광장은 소소한 먹거리와 막걸리, 음식점이 여러 곳 있는 곳이다. 칠갑산 광장은 칠갑산 자연휴양림과 더불어 청양에 애착이 있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지나가는 겨울을 달랠 겸 천장 저수지가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차 한 잔으로 몸을 녹이고 콩밭 매는 아낙네가 있는 공간을 지나서 다시 내려가 보았다.
이곳은 칠갑산의 산행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곳으로 등산을 즐겨하는 사람들이 지나치는 공간이기도 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면 이곳까지 걸어오는 거리의 전체가 보행자만이 걸어갈 수 있게 되어 있다. 요기라도 할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하고 걸어내려가는 것이 좋다.
앞으로 눈이 더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곳을 덮은 하얀 눈밭 위로 햇볕이 내리쬐면서 눈이 부셨던 기억이 난다. 빨간색의 청양고추 조형물이 그 속에서 빨간 점처럼 보이기도 했었다.
눈 내린 칠갑산의 자연은 콩밭 매는 아낙네를 연상케 하는 애처로운 노래나 고향의 아련함을 느끼게 하는 고향의 봄을 연상케 한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필자는 이 풍경을, 집에서 또다시 그리워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고향의 봄이라는 노래를 불렀던 것이 언제였던가. 그 옆으로는 노래로 더 많이 알려진 콩밭 매는 아낙네도 보인다. 광장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면 서 있는 아낙네상을 지나치면 천장호를 상징하는 출렁다리가 나타난다. 출렁다리 밑에 담겨 있는 천장호의 물은 밑바닥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했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목의 수목은 온통 푸르르게 있어서 겨울 끝자락의 상쾌함을 더해 주었다. 때론 뭐가 그리 신나고 재미있는지 혼자서 웃음이 나올 때도 있다.
천천히 돌아보면 좋을 이 길은 무엇이 호수인지조차 헷갈릴 때가 있다. 칠갑산의 광장과 천장호, 그리고 그 사이로 군데군데 보이는 사시사철 푸른 침엽수들이 보인다.
평일인데도 가족끼리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눈에 뜨인다. 광장에서 내려와 보니 출렁다리를 가기 전에 오른편에 소금쟁이 고개에 대한 내용도 한 번 읽어본다. 천천히 이곳을 거닐다 보니 어느덧 오후 천장호의 해가 짧아지고 있었다.
이곳까지 오는 시간을 제외하고 한 시간여의 조용한 소금쟁이 고개 여행은 끝이 났다. 비록 시간은 짧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차를 탄 후 겨울 끝자락의 윈터홀릭의 여운 때문인지 자연스럽게 침묵이 어울려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