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수버들

맛 따라 떠나는 천안박물관 나들이

꽃이 생각나는 시기 아무 곳이나 가도 좋지만 이왕이면 능수버들이 있는 천안으로 나들이를 가보기로 했다. 꽃 여행을 같이 떠난 그녀는 먹고, 자고, 보는 것을 반복하였다. 세상 그렇게 편하게 사는 사람도 없어 보였다. 필자의 손에 수면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손만 잡아주면 그냥 꿈나라로 떠나는 걸 보면서 저렇게 사는 것도 좋겠다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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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수버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마치 바람이라도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날에 천안박물관을 찾아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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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천안박물관에서는 맛 따라 떠나는 맛있다 천안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약은 혼자 먹고, 밥은 나누어 먹으라고 했던가. 거지도 부지런해야 더운밥을 얻어먹는다고 한다. 한솥밥 먹고 송사하는데 뒤주에 쌀이 떨어지면 밥맛이 더 난다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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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밥심으로 살고 어떤 사람은 육고기의 힘으로 산다. 세상이 똑같은 사람이 하나도 없으니 이것이 세상의 균형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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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의 종류도 다양하다. 지금은 쌀을 먹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밥 먹었냐는 말은 안녕하냐고 묻는 것과 연결이 되어 있다. 다양한 농기구를 비롯하여 실생활에서 사용했던 것들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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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밀의 대부분을 수입하지만 과거에 밀농사도 중요하게 생각될 때가 있었다. 밀은 고대에 유럽에서 중국으로 전파되었고, 우리나라에도 몽골을 경유하여 일찍이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려시대에도 밀가루는 비싼 값으로 거래되었고 조선시대에도 밀가루는 귀한 재료로 특별한 날에 사용되었다. 결혼한다고 하면 국수 먹냐고 묻는 것이 괜히 나왔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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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등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동전을 눈 위에 놓지만 한국사람들은 생을 마감한 망자의 입속에는 한수저의 쌀을 넣었다. 쌀은 한국인에게는 밥으로 생명을 부여하고 밥으로 생을 마무리하게 된 주된 식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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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봄에는 신 것이 많고, 여름에는 쓴 것이 많고, 가을에는 매운 것이 많고, 겨울에는 짠 것이 많으니 맛을 고르게 하면 미끄럽고 달다 하였다. 아까 그녀가 이 의미를 물어보기에 무엇인가 했더니 이 네 가지 맛이 골고루 들어가 있어야 기운을 제대로 낼 수 있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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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삼거리공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능수버들은 들과 물가에 서식하는데 꽃말은 바로 기다림이다. 천안삼거리로도 알려진 흥타령 곡조를 바탕으로 김교성이 만든 능수버들은, 1936년 발표 이래 많은 사랑을 받았고, 국악계에서도 수용한 레퍼토리가 되었다. 기다림의 미학처럼 능수버들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봄꽃에 어울리는 스토리텔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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