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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의 개불

못생겨도 맛은 좋다.

전라남도에 속해있는 강진군은 생각 외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것이 없는 곳이다. 역사를 조금 아는 사람들은 정약용의 유배지라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지 뻘과 자연자원이 넘치는 그런 관광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서해 장고항에서 실치축제가 열리고 있는 시기에 전남 강진에서는 사초 개불축제가 지난 12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강진만 사초리 해변공원에서 열렸다.


올해로 2회째 맞은 강진 사초 개불축제에는 적지 않은 인파가 몰리면서 이미 대박이 점쳐졌다. 2회를 맞은 사초 개불축제에는 무려 4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찾았다.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축제의 열기는 대한민국 남쪽 끝에 위치한 강진군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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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강진 사초 개불축제에는 시식회와 주민 장기자랑, 예술단 공연을 비롯하여 여러 곳에서 각종 행사와 이벤트가 추진되었다. 특히 관광객들은 개불과 낙지잡기 행사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남다른 열정을 보여주었다. 이 축제를 찾은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해보니 전라남도 광주, 경상남도 진주, 부산 등 남쪽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곳을 찾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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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강진군은 탐진강이 남해의 도암만으로 흘러들어가는 곳이다. 곡창지대였던 전라남도에 위치한 만큼 드넓은 평야를 형성하고 있다. 강진군의 지형은 바지 모양으로 해안선은 83km에 이르는 곳이다. 비교적 ~따뜻한 곳이라서 동백나무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하다. 남해안에서 가장 드 넓은 평야를 보유한 강진군은 농업도 주 산업이지만 바다에 접해있는 강진만 덕분에 어업도 활성화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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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주무대라는 이 공연팀은 앞서 펼쳐진 공연에 이어 강진 사초 개불축제의 열기를 더해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아직은 봄 날씨라고 하기에는 차갑다고 생각할 정도의 온도였지만 관광객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그녀들에게서 남다른 프로의식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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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이 있는 곳에서는 낙지가 살고 있다. 강진만 역시 낙지가 적지 않게 서식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초 개불축제에서는 산낙지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낙지는 몸통과 머리, 다리로 구분되어 있는데 보통 얕은 바다의 돌 틈이나 뻘의 진흙 속에서 숨어서 산다. 특히 강진군을 포함한 전라남북도 해안에서 많이 잡힌다. 회로 먹어도 좋고 작은 낙지는 통째로 먹으면 그 맛이 별미이다. 일부 가정에서는 겨울 김장의 속 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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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경력이 10년을 넘었다는 이들 팀은 반응이 없는 관광객들에게도 호응을 이끌어낼 정도로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다는 것을 볼만한 내공을 보여주었다. 바이롤린과 전자키보드, 싱어로 구성된 트리오 공연을 보여주었다. 보통 트리오는 다른 세계의 악기로 연주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같은 목적을 위해 세 사람으로 짜인 이들을 칭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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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회째 맞은 사초 개불축제는 축제 첫날 오전에 준비한 물량이 대부분 동이 날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전라남도 남단에 위치한 강진군에서 이 정도의 인파가 몰릴 정도라면 대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가장 만족도가 있는 이벤트는 바로 개불, 낙지잡기 체험이었다. 모두들 최선을 다해 개불과 낙지를 잡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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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맛난 음식을 빼놓으면 무언가 아쉬운 법이다. 사초 개불축제에서 준비된 음식은 생개불, 생낙지, 개불 삼합이었는데 자리에 앉아서 먹으려 먼 30여분을 기다릴 만큼 관관객들의 호응이 남달랐다. 구하기 힘든 개불을 사려는 사람이 줄을 지어 기다리면서 1인당 두 팩으로 제한한 개불은 금방 동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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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남해안에 서식한다는 개불은 달짝지근하면서도 오독오독한 그 맛이 매력이다. 대도시에서 만난 개불은 보통 크기가 작 은반면 강진군에서 만난 개불은 크기가 크고 육질이 두껍다. 맛이 달달하면서도 바다의 비릿한 향이 살짝 배어 있는 것이 씹으면 씹을수록 그 향이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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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축제는 1년에 한 번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강진군은 사초 개불축제를 2년에 한 번씩만 열고 있다. 그 이유는 개불의 생태를 고려한 것으로 지속 가능한 지자체의 축제를 염두에 둔 것이다. 강진군은 다른 지역과 달리 바닷물이 육지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는 지형을 가지고 있다. 현장을 직접 찾아본 입장에서 불과 2회째를 맞이한 개불축제는 성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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