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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28. 2021

봄주꾸미

봄철에 먹으면 맛있는 해산물

나이가 들면 왜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게 될까. 하나의 이론을 살펴보면 나이가 들수록 대사 속도가 느려지고 그와 함께 심장 박동과 호흡이 느려진다고 한다. 빨리 가도록 설정해놓은 시계처럼 생물학적 시계는 더 빨리 째깍거리면서 경험한 시간의 길을 짦게 추정하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의 지각이 환경에서 받아들이는 새로운 지각 정보의 양에 좌우되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만 하려고 하니 압축해서 지나쳐버리고 분명히 시간과 경험이 있는데 압축해버리면서 시간이 흘러가버린다. 그렇기에 시간을 갉아먹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롭고 다양한 경험으로 삶을 채우는 것이 좋다. 

새로운 경험은 계절마다 나오는 제철과일이나 수산물, 농산물을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코로나 19에 배달 주문이 일상화되었지만 필자의 경우 배달을 해서 먹는 경우가 없고 항상 현장을 찾아가서 계절에 바뀐 분위기와 함께 새로운 것을 보는 것은 선호하는 편이다. 

3월에서 4월로 넘어가게 되면 겨울 과일의 왕이라는 딸기가 들어가기 시작한다. 제철과일이라는 것이 하우스 등으로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역시 제철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딸기 가격이 많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열대과일도 아주 쉽게 볼 수 있지만 빨간색의 딸기는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겨울 과일이었다. 아직 비싼 사격이지만 수박도 자주 보이기 시작한다. 

이맘때쯤이면 먹기에 좋은 수산물은 주꾸미다. 주꾸미는 1년을 사는데 수심 10m 정도 연안의 바위틈에 서식한다. 머리라고 부르는 부위는 몸통으로 그 속에 알이 꽉 들어차 있는데 삶으면 찐쌀처럼 쫀득해져서 맛이 좋다. 

제주갈치도 볼 수 있는데 그 크기가 남다르다. 집에서 잘 손질해서 먹을 수도 있지만 이곳에서 손질해달라고 해서 소금간만을 해서 먹어도 좋은 반찬이다. 

보통 오정동 농수산시장에서 파는 주꾸미는 국내산으로 보통 갈색과 회색을 띠고 있다. 알을 품고 있을 때 잡으면 당연히 그 개체수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주꾸미 어획량 감소의 큰 원인으로 주목받는 낚시객들은 여름에서 가을까지 자잘한 것까지 잡아서 정작 봄에는 그 수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제 막 들어온 대게들도 보인다. 킹크랩이 겨울에는 많이 보였는데 이맘때면 대게들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덕분에 가격도 많이 내려간 편이다. 언제 한번 대게를 먹어보면 좋을 듯하다. 

주꾸미는 그물로 잡는 것보다 소라껍데기를 이용하여 잡는 주꾸미 주낙이 더 많이 사용된다. 주꾸미 주낙으로 잡은 주꾸미는 씨알도 굵고 싱싱함이 더 좋다. 요즘 주꾸미의 시세는 1kg에 40,000 정도에 형성이 되어 있는데 4월 둘째 주쯤 되면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한다. 이날 먹기로 했으니 그냥 그 가격에 먹어본다. 

산란을 앞둔 3~4월에 잡힌 주꾸미는 알도 꽉 차 있고 살이 부드러워서 인기가 좋다. 주꾸미는 시력 감퇴 방지뿐만이 아니라 해독작용, 심장기능을 강화해주는 효능이 있어서 건강식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주꾸미의 몸통은 잘 익혀서 먹어야 되기 때문에 다리 부위만 먼저 잘라서 먹으면 된다. 아삭아삭한 식감이 제철 수산물임을 증명해주고 있다. 

역시 알의 쫀득함은 매년 먹어도 남다른 식감을 선사해준다. 주꾸미에는 낙지보다 2배가량 많은 타우린 성분이 들어 있어 간 보호에 좋다고 한다. 그래서 술을 많이 마시는 애주가들의 손상된 간을 빨리 회복시키며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인데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에 혈액을 맑게 하고 혈액 순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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