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 cum laude pro se quisuqe
외국에서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숨마 쿰 라우데'라는 등급을 알 수 있게 된다. 최우수 등급을 의미하는 말로 가장 높은, 꼭대기라는 의미의 숨마와 찬이라는 전치사 찬미, 칭찬을 의미하는 명사 라우데가 합쳐진 것이다. 사는 데 있어서 행복해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아니라 나의 이전과 비교하는 것이다. 남보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전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며 스스로의 발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 스스로를 존중해주는 것이다.
여러 생각을 하면서 돌아다니다가 음성의 가섭산 자락에 자리한 가섭사로 올라가 보았다. 가섭사의 중심이 되는 건물은 극락보전이다. 서방 극락정토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을 모시는 법당인 극락보전에서는 주로 동쪽을 향하고 있어 예배하는 이들은 서쪽을 향하게 된다. 아미타불을 본존으로 하고,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또는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모신다.
가섭사에는 새로운 공간이 생겨났다.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새로운 구조물이 설치되어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가섭사에 생긴 셈이다.
아미타불의 인계에는 9품(品)이 있다고 하는데 극락에 태어나는 자들의 수준에 따라 상품(上品) · 중품(中品) · 하품(下品)으로 나누고, 다시 각각 상생(上生) · 중생(中生) · 하생(下生)으로 나눈 것이라고 한다. 자신을 찾는 길은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지 누구에게나 숨마 쿰 라우데는 필요하다.
이 건물도 없었던 것이다. 무엇이 저 안에 들어가게 될 것인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올 때는 아마 알 수 있을 듯하다. 목재 구조물로 꽤나 신경을 써서 만든 것이 보인다.
새로 만들어진 구조물에 서서 음성을 내려다보았다. 1365년(공민왕 14)에서 1376년(우왕 2) 사이에 나옹(懶翁)이 창건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1986년 대웅전이 무너져 위치를 옮겨 지금의 자리에 극락보전을 새로 지었다. 1990년 삼성각을 개축하였고, 요사를 옛 대웅전 자리에 지었으며, 1988년 일주문을 세웠다.
30년도 전에 세웠다는 일주문이 아래에 내려다보인다. 옆에는 소나무들이 일주문과 함께 가섭사의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주고 있었다.
굽이굽이 가섭산길을 한 참 올라 산 정상에 오를 즈음 자리 잡은 고즈넉한 산사인 가섭사의 역사는 구전으로만 전해져 오다가 2019년에 조계종 충북 음성 가섭사가 사찰의 역사를 담은 ‘가섭사지(迦葉寺指)’를 발간해 봉정식을 개최하면서 그 역사를 알리고 있다.
조용한 사찰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이곳저곳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공간을 마무리하는 사람들로 인해 조용한 가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섭사의 한편에 자리한 기와에는 목련이 그려져 있다. 자신을 위한 시간과 믿음은 필요하다. 목련의 꽃말은 고귀함, 자연애, 숭고한 사랑이다. 고귀함을 찾는 것은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나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가섭사의 기와 속에서도 자연 속에서도 목련은 등불을 켜듯이 피어난다. 꽃잎을 아직 오므리고 있을 때가 목련의 절정이듯이 삶도 다시 오므리며 새로운 길을 모색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