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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4. 2021

매실의 고장

당진 순성면

우리 음식 이야기 중에서 많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매실은 우리 음식문화에서 생각보다 깊은 연관성이 있다. 목은 이색은 시조를 짓기도 했는데 매화는 사군자의 하나로 많은 유학자들의 사랑을 받아오기도 했다. 매화는 쉽지 않은 세상에서 희망을 알리는 대상이기도 했다. 자 목은 이색의 시조를 한 번 볼까.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봉소리에 구절사지와 성북리에 몽산성이 있는 당진의 순성면이라는 지역은 매실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둥근 모양으로 5월 말에서 6월 중순 사이 초록색으로 익는 매실은 BC 1000여 년 전부터 약용으로 쓰였으며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때 정원수로 들여와 고려 초기부터 약재로 쓰인 과실이다. 

당진읍 대덕리·합덕읍 회태리 비위생매립장은 송산면 가곡리에 위생매립장이 들어섬에 따라 2003년부터 2년간의 공사를 거쳐 2005년 주민 체육공원으로 재탄생한 곳이 회태 공원이다. 순성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회태 공원은 전형적인 체육공원의 형태로 공간은 넓지는 않은 곳이었다.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은 봄철 산불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밭두렁과 영농부산물의 불법 소각을 막기 위해 도입한 사업인데 당진시에서는 2018년에 합덕읍 화태리, 송산면 도문리, 송악읍 반촌2리, 정미면 승산리, 면천면 죽동2리등이 선전되기도 했었다. 회태공원은 회태리의 지역명을 사용한 것이다. 

6월 중순과 7월 초순 사이 연한 녹색의 단단한 과육 상태로 따는 청매(靑梅). 7월 중순경에 따는 노란색의 완숙 매실인 황매(黃梅등이 있는데  까마귀처럼 까맣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오매는 조선 시대 단옷날 임금님이 대신들에게 내리는 ‘제호탕’의 주원료로 쓰이기도 했었다. 

순성면의 주요 교차로에 자리한 작은 공원이지만 순성면이라는 곳이 매실로 특화된 곳이라고 알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매실이 더위로 잃어버리기 쉬운 입맛을 살리고 각종 식중독균을 죽이므로 여름철 식단에 없어서는 안 될 음식이라는 인식에서다. 우리나라에서도 술을 담그는데 많이 사용하고 있다. 

작은 하천을 옆에 두고 걸어서 가본다. 산책로와 함께 매화가 필 때는 다른 분위기였을 것인데라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 몸의 뇌하수체에는 2개의 식욕중추가 있어 식욕을 조절하게 된다.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식욕이 없어지고, 또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지만 인간의 선택은 마치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코끼리를 움직이며 움직이는 기수와 같다고 한다. 우리의 몸은 여전히 감정에 의해 움직이며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모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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