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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8. 2021

정원 같은사찰

불화를 그린 일섭 화상의 부용사

불모라고 하면 불화의 맥을 이어가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중에 일섭 스님이라는 분은  14세 출가 후 19세에 한봉린 화상을 만나 불화를 그리기 시작, 23세 전국 사찰을 순례하며 불화승 춘화 만총(1893~1933)․호은 정연(1882~1954) 스님 등과 교류하고 보응 스님(1867~1954)을 만나 사제의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김제에 가면 부용사라는 사찰에는 불모 금용 일섭 화상 유적이 있다. 

부용사라는 사찰은 작은 사찰이지만 백련지를 앞에 두고 있는 마치 정원과 같은 사찰이다. 봄꽃과 더불어 인기척은 없지만 따뜻하게 품어주는 느낌의 사찰 부용사는 일본의 지방에 있는 작은 사찰을 연상케 하였다. 이곳에 화상 유적을 남긴 일섭 스님은 1975년 입적 전까지 일생 동안 해인사 사천왕탱화, 조계사 후불탱화, 송광사 시왕각부탱화, 옥천사 팔상탱화, 백양사 사천왕 소조상 등 전국 주요 사찰에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1961년 대웅전을 새로 지으면서 칠성각, 산신각, 요사 등을 함께 올리고 사세를 확장한 부용사는 중요 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 기능보유자 김일섭이 창건했다. 바로 옆에 백련사 주변으로는 다양한 조각상도 있어서 마치 정원을 걷는 느낌을 준다. 이곳을 올 때 따뜻한 차 한잔을 들고 오면 제격일 듯하다. 

부용사의 사찰 마당에는 칠층 석탑과 미륵불, 사사자 오층 석탑 등이 있다. 이곳의 미륵부처가 속세에 용하다고 소문났다고 알려져 있다. 정원과 사찰 그리고 미륵불의 이야기가 있어서 소문대로 아늑해 보인다.  

부용사의 앞 공간은 넓지가 않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보였다. 

연꽃을 닮은 부용에서 이름 따 연꽃 정자를 뜻하는 부용사일까. 전체적으로 개방을 강조된 공간에 건물과 정원이 함께 어우러지도록 배치되었다. 백련지에는 다양한 조각상과 산책로, 여러 가지 조형물을 만들어두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이곳 부용사의 백련지 말고도 김제는 하소에 가면 백련지가 있다. 연꽃좌를 파드마아사나라고 하는데 겸손하고 따뜻하게 맑고 밝은 뜻으로 살라는 의미의 연꽃의 모습을 닮았다. 아직 연꽃이 피려면 2개월은 지나야겠지만 하얀색의 연꽃의 가득 채우고 있을 때 다시 와봐야겠다. 

주변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여인의 조각상이 눈에 뜨였다. 불화는 ‘불교 회화(佛敎繪畫)’를 줄여서 부르는 용어로 지금까지 알려진 최초의 불화는 인도 아잔타석굴(Ajanta石窟)의 벽화들이다. 불화를 그렸기에 일섭 스님은 정원 같은 사찰을 만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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