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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1. 2021

음성 자연인

큰 산자생식물원의 생물자원

자연 속에 들어가서 사는 TV 프로그램을 가끔씩 재방송으로 볼 때가 있는데 대부분의 자연인들이 약초나 산에서 채취하는 버섯이나 특산식물에 대해 적지 않은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자주 본다. 프로그램의 중심은 먹고사는 이야기인데 산속에서 채취할 수 있는 다양한 식재료를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식재료는 몰라도 산속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는 약초다. 

봄꽃이 지기 시작한 어느 날 여름을 준비하는 꽃들의 에너지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음성의 큰 산의 자락에 자리한 큰 산 자생식물원에는 다양한 약초를 그 설명과 함께 형태를 관찰할 수 있다. 음성은 보통 다른 지역보다도 개화시기가 늦은 편인데 큰 산 자생식물원은 그 입지 때문인지 몰라도 조금 더 개화시기가 늦은 편이다. 

걸어서 올라가다 보니 연분홍의 하늘하늘한 봄꽃이 보인다. 산림청은 11월 한 달간을 ‘숲 가꾸기 기간’으로 정해 숲의 소중함을 국민에게 알리고 푸르러진 산림을 보다 가치 있는 산림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숲 가꾸기 체험행사를 하는데 2020년은 전국적인 규모로 할 수는 없었다. 

4월 중순이 넘어가니 이제야 녹색의 푸르름과 함께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자생식물원에는 중부 내륙지방 고유의 향토·특산식물을 보존·육성할 수 있는 각종 전시원 조성, 자생식물의 교육·탐방·체험 등을 위한 산림생태 관찰원과 탐방로 설치가 되었다. 

걷다가 설명이 보이면 앉아서 나무나 식물의 형태를 살펴본다. 진한 노란색의 꽃의 마타리, 흰색 또는 붉은색의 큰 꽃이 피는 작약, 국화과의 개미취, 흔하게 보고 식탁에도 자주 올라오는 도라지의 꽃은 하늘색이나 흰색으로 핀다. 

진짜 여름과 같은 온도에 반팔을 입고 다녀도 조금만 걸으면 땀이 흐르기 직전까지 이르게 된다. 우리 고유의 식물을 체계적으로 보존·육성 관리도 필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산에서 나는 약초를 구분하는 것도 나름 재미를 선사한다. 

올라가다 보면 자생식물원 길이 있고 약재원으로 가는 길이 있는데 나중에 길이 하나로 합쳐진다. 

지역마다 특용작물들이 있는데 지역마다의 수입원이 되기도 하고 약재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채소와 같은 식재료는 알고는 있으나 특용작물이나 약용식물은 10가지 정도만 알고 있다. 

그러고 보니 집에 식물도감이 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을 한 권 얼핏 본 것 같은데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가만히 앉아서 약용식물의 형태를 살펴본다. 이른 여름 더위 속에서 활짝 필 우리 자생식물을 만나고 산행으로 땀 한번 실컷 흘리면서 여름다운 여름을 기다려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봄꽃과 함께 가장 흔하게 보는 꽃은 철쭉이다. 철쭉은 그냥 분홍이 아니라 진분홍이다 보니 떼로 뭉쳐진 모습을 먼발치에서 보면 마치 융단을 깔아놓은 듯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군락과 군락 사이의 길이 가르마를 탄 것처럼 더 선명하게 드러날 때가 있다. 

긴 산꼬리풀은 전국 각처 산지에 분포하는 여러 살해 풀이라고 한다. 꽃은 한 여름인 7~8월에 하늘색으로 피고 약용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전국 각처에 있다고 하는데 여기 와서 처음 본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음성 자연인이 되어 약용식물도 살펴보고 각종 나무에 대해 접해보았다. 비록 자연인처럼 산속에 들어가서 살지는 않겠지만 자연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분명히 있음을 안다. 자생식물이라고 함은 재배에 의하지 않고 산과 들이나 강에서 저절로 자라는 식물로 보통 어떤 지역에 원래부터 자연적으로 살고 있는 식물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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