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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3. 2021

살기 좋은공간

청동기 유적이 남아 있는 강가의 마을

지금은 물로 가득 차 있는 뷰를 보여주는 곳이지만 원래 이곳은 금강 변을 끼고 있는 데다 넓은 농경지가 있던 곳으로 금강이 동쪽에서 북서쪽으로 휘돌아 흘러서 내려오는 모습이 호수 같고 아름다워서 미호라는 지명이 붙은 곳이 대청호의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을 미호동이라고도 부르는데 지금도 옛 지명이 남아 있다. 숯을 구웠던 곳으로 숫골이라고 하며 세거성씨로 은진 송 씨, 연인 차씨, 경주 이 씨 등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미호동의 한 켠에는 청동기시대에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로하스 가족캠핑장을 지나서 안쪽으로 들어오면 이현동 두메마을과 삼정동 삼거리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아래쪽으로 가면 안내판을 볼 수 있다. 다른 안내가 없어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듯하다. 신탄진이라는 곳은 진이 있었던 곳이니만큼 큰 나루터였지만 미호동에도 작은 나루터였던 각히나루터가 있었다고 한다. 각히의 서쪽으로 금강이 흐르는데 각히 여물목 안에 나루터가 있었다고 한다. 

탁 트인 시야는 대청호가 있기 전에도 비슷한 풍광이 펼쳐지지 않았을까. 이 곳 주변이 바로 청동기 시대 유적지가 자리했던 곳이다. 대청호의 풍광을 보이기 위해서는 앞으로 걸어가야 한다. 미호동의 북쪽에는 대청댐이 있고 충북 문의면과 현도면과의 경계에 인접해 있다. 

열심히 걸어서 나가보니 대청호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지명산으로 올라가는 산길과 로하스 가족캠핑장과 비상여수로 전망대를 돌아 대청정으로 가는 평지의 지명산 둘레길로 걸어볼 수 있다. 삼정동은 여러 번 가본 적이 있어서 인적이 적지만 이곳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저 아래부터 위쪽까지가 미호동 청동기 유적지가 있던 곳은 미호동 산성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지금은 거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아래에는 미호동 청동기 유적지에서 집터, 방추차, 돌화살촉, 갈판, 돌칼, 어망추 등의 유물이 발굴되었다고 한다. 

주변에 사람이 없이 호젓한 둘레길을 걷는 기분이 참으로 편안한 곳이다. 생각이 복잡할 때 이곳을 찾는 것만으로 좋다.  동서 교통로들이 교차하는 형각나루가 있었던 교통요지로 지금은 모두 물속에 잠겨버렸지만 사람이 살기 좋았던 곳이라는 것만큼은 지형만 보아도 알 수가 있다. 

저 아래 미호동 청동기 유적지였음을 알리는 안내판이 보인다. 조금 더 잘 조성해두면 좋지 않을까. 이날은 그냥 미호동을 거닐어보는 시간이다. 유적지는 칡덩굴 등 풀로 뒤덮여 있는데 안내판만 둘러보고 다시 다른 곳으로 걸어가 본다.  농경과 어로생활을 추정할 수 있는 유물이 주거지터에서 출토되었다고 한다.

청동기를 비롯한 주요 문화요소가 주변 지역과 구별되어 독특한 하나의 청동기 문화권을 이루고 있는 한반도의 청동기의 변천과정은 크게 비파형 동검 이전 시기, 비파형 동검 시기, 세형동검 시기로 나뉜다. 

대청호 주변으로 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걷는데 부담이 없는 곳이다. 미호동의 대표적인 산인 지명산을 비롯하여 왕버드나무 군락지와 로하스 해피로드와 미호동 유래비까지 확인해본다면 미호동을 인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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