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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5. 2021

화폐 (Money)

금, 은, 지폐, 가상화폐

사람들은 돈에 대해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돈이 많은 것은 진리나 방향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는데 휩쓸린다. 많지는 않지만 테슬라 주식은 가지고 있어도 일론 머스크의 말은 믿지는 않는다. 최근 2~3년간을 보면 사람들이 돈에 대한 관점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분명히 월급 등으로 얻을 수 있는 소득은 한정적인데 더 큰 것을 가지기 위한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만족하는 삶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 모든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언론은 문제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불난 집에 부채질만 열심히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노동으로 돈을 벌기도 하지만 주식이나 순금, 순은, 달러 등으로 자산을 구성해놓기도 한다. 공통점은 이 대상들이 유용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식은 대기업 위주로 그 자체에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생산적인 활동으로 돈을 벌며 순금이나 순은은 우선 산업에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실체가 있으며 지폐는 안정적인 교환의 수단으로 쓸모가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통용되는 화폐는 힘에 의해 결정이 된다. 세계 질서의 빌딩을 짓는 이들은 신뢰를 위해 안정적인 수준에서 화폐의 가치를 유지한다. 가상화폐는 그 누구도 주체가 없다. 어떻게 보면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그로 인해 가격이 요동친다. 즉 신뢰가 부여되지 않았기에 화폐로서 믿는 것이 아니라 투기로서 돈을 버는 것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하드머니시대 미국에서 은본위제는 1967년 여름에 폐지가 되었는데 이는 금을 화폐 지위에서 퇴출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본질적으로 금은 정치 금속이며 고도로 민감하고 유서 깊은 화폐이다. 지금 금의 가격이 올라가기 시작한 것은 가상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바로 시장이 반응한 것이다.

사실 지폐는 아주 잘 만들어진 종이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회 구성원들의 약속의 징표다. 최근의 2030의 가상화폐 열풍의 원인 중 올라버린 집값도 있지만 그것은 그냥 일부일뿐이다. 미래 30년의 소득을 미리 지출하더라도 집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단기적으로 10년 이후에 소득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담보할 수 없는 사회 현실에 있다. 자영업을 제외하고 무엇을 해서 먹고살 수 있을까.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돈을 벌어야 되겠다는 극단의 현실 속에서 가상화폐 열풍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100명이 다 잘 살 수 없다면 5명이라도 잘살아보자라는 것이다.

귀금속보다는 순금에 투자하는 편인데 이 조그마한 금의 시세가 1g당 65,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물론 살 때는 조금 더 비싸다. 코로나 19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행한 막대한 규모의 채무 화폐는 자산에 찬란한 봄을 선사하고 있다. 대출받아 원금과 이자상환이 감당이 되지 않으면 은행의 채무 사슬을 짊어질 수도 없다. 그렇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이 가난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앞서 본 금 18.75g보다도 순은 1kg의 시세가 저렴하다. 현재 은 시세는 1g당 26원 정도다. 금과 은이 시장에서 오랫동안 화폐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인류가 신뢰하는 가장 성실한 화폐는 금과 은이다. 화폐의 증가 발행에 따른 유동성의 범람은 사회의 구석구석에 쌓이며 경제의 동맥을 막고 있다. 기업이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돈놀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더 큰데  굳이 위험을 감내할 필요가 없다. 기업규제완화 같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늘어가는 화폐 발행은 경제 혈액 속에 찌꺼기를 만드는데 그 찌꺼기는 부동산이나 각종 자산에 가라앉았으며 일부는 가상화폐에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경제지표를 보기 위해 일부는 미국 기업 십여 개의 주식을 사놓았는데 보이지는 않지만 숫자로만 이렇게 보인다. 화폐는 그것을 보호하고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화폐는 일종의 상품인데 상품으로써의 내재가치가 없다면 자산 쓰레기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는 이제 화폐를 어떤 관점으로 보아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그리고 미래의 먹거리가 생각보다 빠르게 사라지면서 재편되어가고 있는 이때에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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