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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5. 2021

자연 속의존재

4월 논산시민공원의 마지막 휴일

태양과 달은 지구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음이 틀림이 없지만 그 존재들이 주는 에너지와 중력의 영향을 이곳 지구에서 분명하게 느끼면서 살아간다. 우리의 의지대로 되는 것은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 정도에 불과하다. 세상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먼 과거에 일어난 사건일수록 시간이란 지렛대의 길이가 더 길어지므로 현재에 남기는 영향은 그만큼 더 커지게 된다.

4월이 이제 마지막 주만 남기고 있다. 한적한 곳에 나아가 태양을 만나기로 결심했는데, 밖에 나와 산책길이나 공원에서 운동을 하면 기분 전환도 되니 좋다. 별자리는 밤에 만날 수 있지만 멀리서 보면 흐릿한 노란색 별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바로 우리의 태양이다. 

논산 시민공원에는 벚꽃뿐만 아니라 튤립, 소나무 등 곳곳에 꽃과 나무가 펼쳐져 있는데 형형색색으로 피어 있던 4만 송이 튤립이 시들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만나볼 수 있다. 튤립과 관련된 영화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을 다룬 영화 '튤립 피버(Tulip Fever, 2017)가 있는데 꽃 색깔 하나에 마치 도박이라도 하듯이 움직이면서 거금을 잃기도 따기도 했다는 내용으로 그려졌었다. 

고대 이집트의 기도문을 보면 사람이 탄생하는 내용에 대해서 나온다. 태양 신 라께서 두 눈을 드시고 이집트 땅에 빛을 쏟아부으시니, 밤이 낮에서 갈라졌으며 라의 입에서 신들이 나왔고 그의 눈에서 인간이 나타났습니다. 모든 것이 그에게서 태어났으며, 그 아니는 연꽃 안에서 빛을 발하여, 그 빛이 모든 것에 생명을 불어 넣었습니다. 

논산시민공원에서 가장 핫한 장소이며 좋아하는 장소를 꼽으라면 바로 이곳이다. 물이 채워져 있는 것을 보면서 주변의 풍광과 맞추어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논산시 역시 친환경 에너지 자립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논산형 2050 탄소중립 추진계획은 단기적으로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39만 6천톤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제 탄소를 줄이는 것은 대세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나와서 그늘막을 치기도 하고 간단한 텐트도 쳐놓고 쉬고 있다. 시민공원에는 공원 산책로와 시냇물 주변에 가로화단을 만들어 시민들을 위한 볼거리로 수국, 백일홍, 리아트리스 등 9종 6만 2천여 본의 꽃을 심어두었다.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인간 삶의 질은 나아졌지만 우리의 행성은 더 더워지고 오염됐으며 함께 살아가는 생물의 종류는 줄어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간들끼리 공존하고 세대 간의 갈등도 극복하는 것을 넘어서 자연과의 공존도 생각해야 되는 시간이다.  

자연에 머물고 자연을 품으면서 자연에서 새로운 동력을 얻는 것이 사람이다. 코로나 19 팬데믹 사태에 기후 위기 속에서 시간과 가치를 넘는 자연이 지닌 치유의 힘이 있다. 자연을 정복 대상이 아니라 공존·상생하며 배우고 따르고 품어내는 지구의 자연에 태양과 달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다. 


"자넨 지금 젊음을 낭비하는 거야. 튤립처럼 봄에 다시 피지 않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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