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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6. 2021

삶의 인문학

2021 1/3이 지나가는 시간의 돈암서원

우리가 사는 세계나 대자연은 광대해 보이며 너무 넓어 감당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그 본질을 보면 단순하다. 공부를 하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단숨에 모든 것을 이루고자 하면 될 일이 없다. 사물은 처음에 대충, 나중에 세세하게 살펴봐야 한다. 대충 본다는 것은 전체를 본다는 것이지 띄엄띄엄 본다는 것은 아니다. 음양이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면 사상은 그것을 이루는 구조다. 

우표를 사용 안 한지도 오래되었는데 예전에는 우표를 잠깐 모았던 경험도 있었다. 지금도 시리즈로 기념우표를 우정사업본부에서 발행하고 있는데  '한국의 옛 건축'시리즈 중 두 번째로 '서원'을 담은 기념우표가 발행되었는데 이번 우표는 논산 돈암서원, 달성 도동서원, 안동 병산서원, 장성 필암서원 4곳의 모습을 담았다.

2021 향교 서원문화재 활용사업으로 돈암서원 예 힐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12월까지 체험해볼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은 향교나 서원에서의 사업이 주로 예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예를 들면 사상은 주역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개념으로 만물의 뜻을 담고 있는데 이는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 

돈암서원은 조선 후기 김장생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1634년(인조 12)에 건립했다. 돈암서원의 입구를 상징하는 2층의 산영루는 매우 잘 만들어진 고택 건물이다. 오래된 교육기관 같지만 기술의 발달 수준만 달라졌을 뿐이지 근본은 같다. 사물이 곧 정보라는 것은 옛날 사람들도 알고 있었다. 클로드 섀넌이라는 과학자는 정보이론을 창시하였는데 그는 정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보는 뜻이 없는 것이다."

돈암서원이 포함된 유네스코 세계유산(UNESCO Cultural Heritage) 도시인 논산시는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은 조선시대(16세기 중반~17세기 중반) 성리학 교육기관의 유형을 대표하는 9개 서원으로 이루어진 연속 유산이다.

 '응도당(보물 제1569호)'은 길이 5칸, 폭 3칸의 강당 건물로 넓은 마루와 뒤쪽의 방의 구성, 그리고 측면에 덧 지붕이 설치된 오래된 강당 형식을 잘 갖추고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응도당에 오면 꼭 한 번 마루에 앉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정보 자체는 뜻이 없지만 하나의 정보가 다른 정보와 비교가 될 때 뜻을 가지게 된다. 바야흐로 정보사회를 넘어서 모든 정보가 우리를 규정하고 있다. 올해가 벌써 1/3이 지나가고 있다. 순환은 사물이 존재하는 방식으로 만물이 다 그렇게 인간은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면서 살아간다. 교육은 그 순환에서 중심축을 만들어주는 데 있는데 근본이 있다. 

한가로이 서원을 거닐면서 건축물의 구조도 다시 살펴보고 앉아도 보고 돈암서원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접해본다. 사람은 태어나서 어딘가 순환할 축을 찾아 헤매면서 살아간다. 정해진 것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라도 일정한 방향이 있다. 

평생을 공부하고 새로운 관점을 보려고 노력했던 것이 사계 김장생과 같은 옛사람들이다. 평생 공부를 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장생이 살았던 세상도 지금도 매일매일 바뀌며 수없이 많은 사건을 만들어간다. 보통은 이런 것을 역사라고 부른다. 

1660년 사액서원이 된 돈암서원은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이며 성리학 개념이 여건에 맞게 바뀌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돈암서원 역시 순환의 산물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진리는 정치적 산물이 아니다. 진리는 스스로 질서를 창출해내며 나아간다.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으며, 셋은 만물을 낳는다고 한다. 사람이 사는 세상은 절충과 조화를 이루는데 가르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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