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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20. 2021

우연한 풍경

용기란 절망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해오던 대로 편하고 일상적인 삶을 추구하려고 한다. 필자 역시 그렇게 살고 싶기도 하지만 삶에 정면으로 부딪칠 용기가 없는 것 같아 때론 버겁지만 나아가 본다. 자신을 안내하기 위해 마중 나오는 사람도 없고 없는 길을 들어갈 때 느끼는 것을 실존주의자들은 '아무것도 없음의 불안'이라 부른다. 용기(Courage)라는 말은 프랑스어의 '심장'을 뜻하는 쾨르(Coeur)에서 유래했다. 

장태산으로 가는 길목의 절벽에 자리한 정자를 매번 보면서 어떻게 가지라는 생각만 해왔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보지 못했던 장안저수지와 장태산 자락의 풍광을 보기 위해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저곳에서 시라도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연하고 갑작스럽게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어떻게든 길을 찾았으니 올라가 보기로 한다. 항상 더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예술가는 "인류의 아직 창조되지 않는 양심"을 창조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양심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감정의 강렬함과 고양된 활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스스로를 막다른 구석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올라와서 보니 이곳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출렁다리가 나온다. 지금까지 전국에 자리한 출렁다리를 10여 개 이상 다녀봤는데 그중에서 이 다리는 짧지만 아찔한 느낌을 제대로 주었다. 떨어지지 않은 확률이 99%는 되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출렁다리를 넘어갔다. 

출렁다리를 넘어서 오니 다시 산길이 시작되었다. 아까 본 정자인 팔마정을 보기 위해 올라가 본다. 사람이 독서나 경험 등을 통해 통찰이 들어오게  되면 가장 먼저 일어나는 일은 내 주변의 모든 것이 갑자기 생생해지면서 명확해진다는 것이다. 즉 고양된 의식 상태라고 보면 된다. 

등산에 적합한 신발을 신고 오지는 않았지만 조심스럽게 산길을 찾아서 올라가 본다. 팔마정은 장태산 입구에 자리한 장안저수지가 자리하기 전에 팔마마을이라고 불려졌던 곳으로 팔마는 여덟 마리의 말이 물을 마시고 있는 형상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매번 절벽에서 보던 그 정자에 드디어 도달하였다. 원래 있었던 정자는 오래되어서 안전문제로 2006년에 철거되었다가 지금의 정자는 2011년에 새로 건축이 된 것이다. 

아래서 올려다본 풍광과 이곳까지 와서 내려다본 풍광이 다르다. 대전에서 이 정도의 풍광을 보여주는 곳도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즐거움은 다 누리려 들면 안 되며 반만 누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괴로움으로 자신을 짓이기게 되면 상처가 깊다. 애이불비란 사자성어는 슬퍼하되 비탄에 빠지지는 말라는 의미다. 물 흐르듯... 사는 게 가장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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