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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26. 2021

하루의 마감

김제의시원 카페

하루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공평한 자원이다. 무언가를 쌓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처음에는 보잘것없다가 시간이 지나서 돌아보면 그 이룸에 뿌듯할 때가 있다. 전북 진안에 마이산이라는 산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한 사람이 오랜 시간에  걸쳐서 만든 탑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우공 이산라는 사자성어를 자연스럽게 연상케  한다. 김제의 카페에서 하루의 마감이 만족스러운 그런 공간을 만날 수 있었다. 

김제의 시원 카페는 곧바로 자란 소나무 한 그루 하나 없지만 그렇게 자란 소나무가 흰색의 외관과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개인적으로 흰색의 외관과 탁 트인 창의 조화가 있는 집들이 좋다. 하루를 잘 보내고 노곤한 몸을 쉬게 하는 하루의 마감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사람들은 즐거움만을 찾으려고 하는데 즐거움은 괴로움에서 나오고 괴로움은 즐거우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가장 잘 대해주어야 되는 것이 바로 자신이라고 한다. 자신에게 잘해주지 않았을 때 어느 순간 갱년기 같은 시기가 온다고 한다. 자신에게 아끼지 말고 아까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시원 카페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물이 처음 시작되는 공간을 의미한다. 큰 강물도 물이 처음 시작되는 시원지가 있다. 시원지에서 나온 물은 항상 강물의 중앙에서 흘러간다고 한다. 물에도 기억이 있다는 말이 있다. 그 기억은 누구의 기억일지 모르지만 시작점은 항상 있다. 

코로나 19에 식당 카페에서의 기본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들어가 본다. 요즘에는 폰을 꼭 들고 들어가서 QR코드 체크하고 체온을 측정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제는 감기도 걸리는 것이 조심스럽기만 하다. 

집에 하나쯤 있으면 너무나 좋을 테이블이 먼저 눈에 뜨인다. 이 정도 테이블이 있으려면 거실의 규모가 조금은 있어야 하겠지만 나무의 질이 탐날 정도다. 

조용한 가운데 사람들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차도 좋아하는데 차의 기원은 히말라야 산맥 북부 구릉지대에서 사람들이 차나무 잎을 약으로 씹어 먹던 것에서 출발하였다. 물은 차의 맛과 풍미를 좌우하는데 어떤 물로 차를 내리느냐에 따라 같은 차라도 맛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시원 카페인가 보다.

2층에 올라오면 멀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조명이 설치된 곳을 내려다볼 수가 있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의 시원지는 있을 것이다. 어떻게 출발하였던지 지금의 마음이 강을 이루었던지 아니면 아직도 시냇물인지, 조그마한 웅덩이에 머물러 있는지 모르겠지만 차 한잔과 더불의 느껴보는 하루의 마감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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