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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29. 2021

마라톤

아크로폴리스의 평원 42.195km를 뛰다.

이란은 올림픽의 꽃이라는 마라톤을 금지하는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42.195km를 완주할 수 있다. 인간의 한계라는 마라톤 경기는 대청호반에서 매년 열렸는데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언택트로 진행을 하고 있다. 올해는 2021 언택트 챌린지로 진행되고 있는데 대청댐까지 뛰면 된다. 

대청댐으로 가는 길이 마라톤 구간으로 인기를 얻는 이유는 보차분리가 확실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맘때면 생명이 넘치는 계절의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마라톤은 아크로폴리스에서 약 42킬로 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평원의 이름인데 영화 300의 전쟁은 다리우스의 아들 크세르크세스가 마라톤 전투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그리스를 침략한 것이 배경이다. 

다리우스가 전함 6백여 척에 10만여 명의 정예 군사를 이끌고 아테네를 향해 진격했고 마침내 마라톤 평원에 이르렀다. 병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아테네군은 지략과 기적으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에 페이디 피데스가 이 기쁜 승전보를 알릴 전령으로 급파됐고 그는 아크로폴리스까지의 거리 42킬로미터를 쉼 없이 달려 자신의 임무를 완성한 후 숨을 거두었다. 이를 기린 것이 마라톤이다. 

인생은 초반에 열심히 달려서도 안되고 너무 느리게 달려도 안 되는 마라톤과 같은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결승점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다. 마라톤은 42.195km라는 거리가 정해져 있지만 인생의 결승점은 어디인지는 누구도 알 수가 없다. 

가다 보면 이런저런 볼거리들이 있다. 돌장승도 보이고 초입 부분에는 금강 로하스타워와 금강로하스 에코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조금 더 가면 용호동 구석기 유적, 죽림정, 미호동 유래비, 취백정, 암석식물원 등을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6월까지 이곳은 2021년 쌈지숲 조성사업이 진행된다. 녹색쌈지숲 조성사업은 생활권 내 녹색 휴게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주로 노후된 공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노후된 퍼걸러, 벤치, 보도블록 등 편익 시설물을 교체하여 이용객 편의를 제공하고 계절별로 개화하는 수목을 식재하여 사계절 특색 있는 녹지경관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청댐의 부근에 오면 대청공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휴일에는 그늘막 텐트 등을 펼치고 쉬는 사람들을 많다. 요즘에는 만족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땀을 뻘뻘 흘리고 가쁜 숨을 내쉬면서 내가 없는 물건 '저것'만을 바란다. '이것'은 내가 내 몸에 이미 지닌 것이다.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마라톤은 이것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대청공원이 바로 대청호 마라톤 여정의 도착지점이다. 한국 남자 마라톤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고 손기정 선생이 우승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선 황영조가 56년 만에 금메달을 안겨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싸움은 스스로와 하는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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