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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8. 2016

진달래의 향기

면천두견주는 연분홍이다. 

충청남도의 전통주이면서 고려 개국공신인 복지겸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은 바로 면천두견주이다. 면천두견주의 유래를 살펴보면 "서기 918년 왕건과 더불어 고려의 건국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으로 홍유, 배현경, 신숭겸, 복지겸을 드는데 그중 복지겸이 원인 모를 중병을 앓게 되어 면천에 와서 휴양할 때에 제조되었다."고 전해진다. 


면천두견주에 사용되는 재료인 진달래는 꽃의 색깔에 따라 '홍두견','백두견'등 여러임으로 불리는데 두견화라고도 알려져 있다. 면천두견주는 충남 한산의 전통주인 한산소곡주만큼이나 손이 많이 가는 술 중에 하나다. 면천두견주는 밑술 빚는 날로부터 발효와 숙성, 침전과 저장에 이르기까지 100일간이라는 시간을 걸려 만드는 전통주이다. 계룡백일주 역시 100일 동안의 기간이 필요한 만큼 전통주는 100일이라는 정성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지난 2016년 4월 16일 ~ 17일 면천면에서는 진달래 축제가 열렸다. 이 축제의 주제는 진달래와 은행나무, 면천두견주가 주인공이었다. 특히 면천면에서 밀고 있는 것은 면천두견주로 전통주 가운데서 가장 높은 알코올 도수인 18도이지만 마시기에 부드럽고 감칠맛이 좋은 술로 알려져 있다. 면천두견주는 진달래꽃 속에 들어가 있는 아지라인 성분에 기인한 항산화 효과가 있고 혈액순환 촉진과 피로 해소에 특별한 효과를 낸다고 한다. 

진달래와 솟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지역색을 상징한다는 것에서 보면 맥락이 일치할 수는 있다. 분홍색의 진달래꽃은 하늘 높이 태양의 기운을 받아 자란다. 

그다지 크지 않은 면천면에서 열린 축제라서 그런지 생각만큼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이 축제에서 주인공이 되는 두견주는 단맛이 강하고 진달래꽃의 꽃 빚깔이 술에 녹아들어서 그 빛깔이 좋고 독특한 향취는 한 번 맛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기가 힘들다고 한다. 


면천 진달래 축제에서의 행사는 여느 축제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역주민들로 채워져 있었지만 그들의 흥만큼은 서울 대형 콘서트장 못지않았다. 

옛 면천초등학교 자리에 가면 복지겸의 딸인 영량이 심었다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듬직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수령 1,100년이 되었다는 이 은행나무는 당진시 최고 수령의 나무로 아버지인 복지겸의 병환을 치료하기 위해 심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알려져 있다. 


복지겸 장군은 면 천복 씨의 시조로 고려 태조 때의 무장이다. 왕건을 도와 홍유, 배현경, 신숭겸 등과 함께 고려를 세우고 환선길이 반란을 일으키자 왕건에게 알려 진압하도록 하였으며 순군리 임춘길의 모반을 평정하는 등의 공을 세웠다. 태조의 묘정과 숭의전에 배향되었고 시호는 무공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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