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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02. 2021

영화 속으로

창원 해양드라마 세트장

영화나 드라마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현실에서 보기 힘든 드라마틱한 장면이나 사랑, 우정, 인생 이야기가 있기도 하지만 자신이 살아보지 못할 혹은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순간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코로나 19로 인해 극장을 가는 경우는 많지가 않지만 그전까지는 주기적으로 방문해서 영화를 감상했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떤 방식으로 세트장을 운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의 경우는 지자체와 제작사와의 투자로 세트장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창원의 한 바다로 찾아왔다. 이곳은 바다로 육지가 돌출되듯이 나가 있어서 해양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개인적으로 해양을 다룬 영화 중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것은 캐러비안의 해적이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기도 했던 검은 수염의 본명은 에드워드 티치(1680~1780)인 이 사나이는 18세기에 실존했던 인물이다. 

이곳 해양 드라마 세트장에서는 정말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찍었다.  2010년 드라마 「김수로」의 세트장으로 건립됐다. 마산의 아름다운 해안을 배경으로 가야시대 양식의 건물이 늘어선 독특한 풍경을 장점으로 「기황후」,「무사 백동수」,「징비록」,「육룡이 나르샤」등이 촬영되었는데 미스터 선샤인에서도 바다에서 무기 등을 가져올 때 이곳에서 찍은 것으로 기억을 한다. 자신을 키워주었으며 '고귀하고 위대한 자'라고 말했던 사람이 죽었던 장면도 이곳이었던 것 같다.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풍광은 아니겠지만 낯선 조류가 흐름을 이루는 바다를 보기 위해 앞으로 나가보았다. 

자 해양 드라마 세트장으로 들어가 볼까. 세트장에는 6개 구역 총 25채의 건축물로 구성되어 있다. 말을 매어두던 마구간부터 철광석을 제련하던 야철장, 헐벗고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서 살았던 해방촌 구역, 가야 시대 장터로서 짐승 가죽을 파는 가게와 옷감을 파는 가게, 막걸리를 파는 주막 등이 자리하고 있다. 

옛날 사람들은 이렇게 살았을지는 모르겠지만 바다에 정박한 배 역시 나무로 제작되어 옛 선착장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바다에 면해 있는 옛날 지역은 교역이 이루어지는 곳이기에 많은 물자들이 오갔다. 산책길은 전 구간에서 천혜의 해안 절경과 짙푸른 소나무 숲을 감상할 수 있는데 꽃길을 따라 나아가면 상쾌한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를 만나볼 수 있다. 이른바 파도소리길이다. 

규모는 그렇게 큰 편은 아니지만 무료이기에 시간만 맞춘다면 언제든지 와서 돌아볼 수 있다. 

 촬영지는 전체적으로 가야 시대의 건축물을 바탕을 두고 조성되어 있다. 관람 시간은 비교적 해가 높게 뜨는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구경할 수 있다. 단, 입장은 관람 시간이 종료되기 30분까지다.

창원은 김해와 인접해 있는 도시로 가야의 문화를 간직한 곳이다. 그래서 이곳의 메인 콘셉트는 가야가 될 수밖에 없다. 가장 알려진 것이 없는 고대국가가 바로 가야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로 해적의 황금기였던 18세기 초반에 카리브해와 서부 대서양에서 악명을 떨친 해적 검은 수염을 주인공이 있었던 그런 시기가 한반도에도 있었다. 신라의 장보고가 대표적인 사람이고 영화 해적이 그런 시대를 보여주고 있다. 생각해보면 불법을 저지르고도 자유롭게 생활하고, 세금도 안 내는 데다가 마음대로 하면서 산다. 비일상적인 공간인 바다에서(개인적으로 땅을 밟고 사는 것이 좋다) 살았던 해적은 낭만과 동경의 대상으로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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