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의 시대에 도박만이 살길일까?
보통 동남아나 강원랜드를 가서 도박으로 돈을 탕진하는 사람을 보고 훌륭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심지어 동남아에서 도박을 하면 범죄로 취급받아 다시 연예계로 복귀를 못하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의 가상화폐시장은 도박판과 아주 똑같은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규제가 없다. 주식의 경우 자본시장법에 의해 규제를 받기에 가상화폐처럼 거래를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사카시 나카모토가 왜 비트코인을 만들었을까. 외환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는 것을 보고 자본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2,100만 개라는 한정수량을 정한 것이다.
게다가 원척적으로 가상화폐 기술은 중앙은행이 따로 필요하지 않은 기술로 수학적인 계산에 의해 제한적으로 생산되며 참여한 참여자가 그 가치를 증명한다. 그런데 지금 개별적으로 거래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무도 규제하지 않는 가상 거래소를 통해 거래를 한다. 중앙은행이 필요하지 않은데 가상 거래소가 있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게다가 몇 개의 가상화폐를 제외하고 사카시 나카모토가 지적한 것처럼 무제한으로 찍어낼 수 있다. 문제는 암호화폐라고 부를만한 기술이 적용된 화폐가 거의 없는 쓰레기 잡코인들이라는 것이다.
2019년에 개봉한 영화 비트코인은 지금의 가상화폐 현상과는 조금 맥락이 다르지만 불법적인 자금거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뉴욕에서 자금세탁 감독원으로 일하는 ‘듀란’은 갑작스럽게 고향 엘바 지사로 발령받게 되는데 우연히 의심스러운 가상화폐 거래 내역을 보게 되고, 비트코인에 빠져 있는 친구 ‘얼’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비트코인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 한국처럼 금융시장이 매우 발달된 곳이 아닌 나라에서 돈을 움직이는 것은 어렵다. 수수료도 생각보다 많이 뗀다. 각종 페이를 비롯하여 카카오 뱅크 같은 시스템이 잘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굳이 필요하지는 않은 장점이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생활을 개선하고 나아지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즉 기술이 지향하는 바가 있어야 하는데 가상화폐는 도박처럼 누군가의 돈을 빼내가는 것외에 회사의 주식처럼 사람을 고용해주지 않고 상품을 생산하지도 않는다.
모 시사프로에서 가상화폐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2000년의 닷컴 버블과 비교를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물론 그때의 대부분의 기업의 대표들은 사기꾼에 가까웠다. 뭘 만들겠다기보다는 그냥 닷컴의 이름을 달고 무언가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만든 기업은 얼마 되지 않는다. 적어도 뭘 만들겠다고 회사의 존재 목적을 이야기는 했다는 말이다. 가상화폐는 그냥 화폐를 발행하겠다는 것외에 그것으로 무얼 할 수 있는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고래이야기, 다단계, 닷컴 버블을 만들었던 사기꾼들이 가상화폐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 가상화폐다. 나름의 복잡한 수학적인 계산을 통해서 채굴이 가능하도록 해두었다. 생각해보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 암호화폐기술은 참여자에게 모두 신뢰를 부여하고 패킷 조각을 나눔으로써 중개자가 필요 없는 것이 장점이다. 굳이 거래소가 필요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그 누구도 암호화폐기술로 사회적 비용을 줄이겠다는 서비스를 내놓는 회사를 본 적이 없다. 적어도 로또는 공적인 기능을 하겠다는 목적이라도 있지 가상화폐는 무엇이 있는지 실체가 아무것도 없다. 한 탕 치고 떠나겠다는 도박꾼들만 가득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