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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4. 2021

의지의 진보

당진에 남겨진 심훈의 흔적

최근의 한국 정치계의 변화처럼 한국 국민들은 본질적인 변화를 꿈꾸고 있다. 고정관념, 기득권, 지역감정 등을 벗어나 한 발 앞서 나가기 위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칸트가 말한 계몽이란 인간의 존엄을 자각시키는 것이라 하여 '인간이 스스로의 책임인, 미성년의 상태로부터 탈각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과거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는 것이다. 

심훈의 상록수라는 소설의 중심에는 계몽이라는 메시지가 있다. 계몽은 마치 누군가가 가르쳐서 눈을 뜨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인지하고 계속 그 영역을 확장할 때 발전을 할 수가 있다. 지금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은 굳이 자신을 밀어붙여야 가능해진다. 

당진에는 바다에 인접한 곳에 상록수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심훈의 상록수를 기념하는 공원이기도 하다. 세속적 성공을 포기한 농촌운동가의 희생적 봉사와 추악한 이기주의자들의 비인간성의 대비를 통해서 민족주의와 종교적 휴머니즘 및 저항의식을 고취한 작품인 상록수는 농촌 계몽주의를 대표한다. 

우리는 배움의 가치를 자신이 조금 더 편하게 혹은 더 많이 벌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국한시킨다. 먹고살만하면 더 이상의 노력을 하지는 않는다. 배움은 스스로의 가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평생을 배우더라도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기는 어렵다. 당진의 한진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곳의 포구는 심훈의 상록수라는 소설에서 농촌지역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상록수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진포구가 자리하고 있다. 한진포구에는 갈매기들이 많아서 어디를 보아도 쉽게 볼 수 있다. 당진의 한진포구는 산업단지를 바라보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데 심훈의 상록수의 길도 안내되어 있다. 

석문면에 위치한 왜목항과 용무치항, 마성항, 송악읍 한진포구 등 4개 지역을 어촌뉴딜 300사업으로 신청해 왜목항과 한진포구 2곳이 최종된 것이 2019년이다.  한진포구는 올해 한진지구 연안정비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49억 원을 확보해 어촌뉴딜 300 사업과 연계해 해안산책로 조성과 보도교데크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함께 확충되어가 있다. 

저 앞에 보이는 데크 시설은 공개 당시 조석간만의 차와 험난한 지형으로 인해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한진포구 연안을 지역의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삼국시대에는 당나라와 해상 무역을 한 항구였던 한진포구의 주변 관광지로는 상록수공원과 멀지 않은 곳에 심훈이 낙향해서 직접 설계하고 지었다는 필경사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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