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설쓰기

2030

인생의백지 같은변화

연경은 최근의 지혁의 변화된 모습에 대해 확연하게 다른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 미세한 감정의 변화의 선을 잘 느낀다. 남자는 자신의 모습을 잘 포장한다고 생각하지만 여자는 그 모습이 어떤 것에 가려져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의 변화는 다른 여자를 만나던가 자신에게 싫증을 내는 그런 모습과는 달랐다. 왜 그런 모습으로 바뀌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분명한 것은 바뀐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마치 감정이 백지처럼 변화된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친한 친구인 수영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 졌다. 그녀도 최근에 남자와 연애를 시작했는데 자신처럼 나이차가 나지 않는 사람과의 연애였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자 통화연결음이 들려왔다. 그녀가 이야기했던 음악으로 핀란드 대중이 그토록 좋아하는 음악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나았다. 이름이 조금 독특했는데 그 곡의 이름은 슬픈 왈츠였다. 30초쯤 지났을 때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연경아 그렇지 않아도 네 생각했는데 우리 통했나 봐."

"그래? 나도 그런 것 같아. 별일은 없지?"

"그럼 그냥 회사 다니고 먹고 마시고 자면서 살아가고 있지. 너는 어때?"

"나는 조금은 이상해지고 있어."

"이상해진다고? 뭐가? 남자 친구와 잘 안되고 있는 거야?"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런 감정을 못 느끼는 사람처럼 변한 거 같아."

"감정을 못 느낀다니 무슨 의미야?"

"뭐라고 표현하기는 그런데 이성을 대할 때 무색무취하다고 할까."

"그 오빠 어디 아픈 거 아냐? 네가 조금 민감하게 생각한 것일 수 있어." 처음에는 수영이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가면 갈수록 분명하게 그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다른 여자를 좋아하게 된 것도 아니고 가까운 사람이나 연인, 가족을 생각하는 그런 감정이 아예 없어지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좀비 같은 느낌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사람과의 관계의 단절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냐. 오빠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상해지는 것 같아."

"그래? 나는 잘 모르겠는데. 그 오빠랑 나이차가 많이 나서 그런 건 아니야?"

처음에는 나이차를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다. 2000년생인 오빠와 2010년생인 자신과의 생각 차이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빠의 적극적인 구애로 인해 만나기 시작했다. 지역 일간지이지만 사진기자로 일하면서 단 한 장의 사진이 가진 의미를 알았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수영이의 말대로 자신이 민감한 것일 수 있었지만 그는 확실하게 달라지고 있음을 그녀는 느끼고 있었다.

"모르겠어. 20살이 되던 해에 만난 오빠라서 나에게는 의미가 있었는데..."

"우리 명동에서 볼까? 그냥 전화로 말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

"그래 7시에 명동에서 보자."

연경은 손목의 시계를 두 번 터치하자 맵이 펼쳐졌다. 자신의 주변으로 운영되고 있는 차량이 그대로 보였다. 그녀는 운전이라는 것을 직접 했던 그 시기를 아련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차량은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기에 편리했다. 개인적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았다. 블록체인 기술로 누구나 공유하듯이 차량 구매를 할 수가 있어서 소액으로도 구매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연경역시 어릴때 받았던 용돈을 모아서 공유차량을 한 대 구매했기에 한 달에 100시간을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었다.


최근 TV에서는 자신의 아이들을 유기했다는 소식이 유독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평범해 보이면서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는 중산층 집안부터 사회에서 저명인사라고 생각되는 부류까지 언급되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하나같이 죄의식이라던가 아이에 대한 애정 같은 것이 전혀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일명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부터 프로파일러 등도 TV 출연하여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의견을 피력했지만 속 시원한 해석은 그 누구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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