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문법
그는 젊었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보이는 자연이 좋았다. 와이프와 이야기를 통해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 집을 짓기로 했다. 과거에 도면을 그려본 경험을 살리면서 우리만의 공간을 만들어갔다. 미적인 것과 열린 공간을 지향하는 내부 인테리어를 지향했다. 산스크리트어로 카(Kar)의 의미처럼 연쇄 관계와 인과율이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둘이 살집을 생각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1주일에 3~4번 대여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온다는 손님들은 남자 셋, 여자 셋으로 이루어진 동창이라는 이야기는 들었다. 적지는 않은 금액이지만 식사와 함께 제공되는 숙박의 만족도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아주었다.
"자기야. 지금 듣는 음악은 어때?" 손님맞이를 준비하면서 그는 턴테이블에 레코드판을 한 장 올렸다. 헨리 퍼셀의 '음악이 있는 동안'이라는 연주곡이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괜찮아." 음악으로 우주에 대한 설명을 부호 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그의 생각처럼 잠시 동안의 근심을 사라지는 착각을 만들 정도로 좋은 곡이었다. "나는 자기가 틀어주는 음악 대부분이 좋았어. 오늘 오는 사람들이 20대라고 했나?"
"응 그랬어. 같은 학교를 나왔다고 들었어."
"마침 정원에 장미가 화사하게 필 때와서 더 좋겠네. 나도 20대 때에는 많은 꿈이 있었는데 말이야."
"지금도 늦지 않았어. 지금도 얼마나 젊어 보이는 데 우리 정원과 당신만큼 잘 어울리는 사람도 드물 거야."
그녀는 도시에 살 때는 잘 몰랐지만 정원이 생기면서 보이는 사계절의 변화와 나뭇잎들, 가을에 분위기 있는 정원을 만들어주는 갈대의 모습이 색다른 가치를 부여해준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5월과 6월에 열리는 장미꽃만큼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도 드물었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화하지는 못하지만 자연은 계절의 에너지와 함께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남편이 많은 관리를 하지만 4월의 튤립, 5월의 장미, 6월의 수국과 백합은 위안을 얻게 해 주었다.
그는 탁 트인 베란다를 통해 채소를 심어놓은 곳으로 걸어갔다. 아침에 먹기에 좋은 에그 베네딕트에 사용될 채소와 저녁에는 부드러운 식감이 좋은 로스트비프, 중간중간에 먹기에 좋은 간단한 요리를 준비할 생각이었다. 5월이어서 특별하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삶은 항상 아름답고 편안하지 않았지만 장미꽃만큼은 아름다웠다. 장미꽃 가시에 찔리기 도도 장미를 사랑했던 큐피드처럼 그럴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다.
그녀 역시 집안을 정리하고 있었다. 사람과의 만남은 삶의 문법에 새로운 변화를 주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문법이라고 하면 딱딱하다고 생각하지만 삶의 문법은 매우 자연스럽게 변화하기도 하고 인생의 문장을 만들기도 해 주었다. 지금의 남편을 만난 것도 좋은 타이밍에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운명은 누구에게나 미소를 짓고 있지만 그 미소는 언제 찾아올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변화와 준비를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그녀가 미술관의 전시회를 주관하는 일을 하게 된 것도 그런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그와 살면서 느낀 건 남녀가 만나서 살아간다는 것은 각자의 붓과 물감을 가지고 하나의 화폭에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물감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고 싶겠지만 상대가 가지고 있는 물감으로 그려나가고 싶은 것을 인정해주고 같이 그려나가지 않는다면 나도 상대방도 이해하지 못할 그런 아름답지 않은 그림이 만들어진다. 서로가 좋아하지 않은 그림을 계속 보면서 살아가기 간 쉽지가 않다. 거기에 선입견은 방해만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