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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8. 2021

꽃과 연대

동학농민운동원평 집강소

우리는 현대화된 시대를 살고 있으면 앞으로 과학기술로 급속하게 변화될 미래를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놀라운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발전과 플랫폼화 세계화는 잠재적인 위험과 윤리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앞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도덕적인 사람을 양육하지 못하는 것만으로 미래에 심각할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시대가 어지러울수록 탐욕스러운 씨앗은 자라난다. 조선 말기가 그러했으며 이에 농민들이 연대를 통해 일어난 것이 동학 농민 운동이다. 

동학농민운동 원평 집강소에는 다양한 색깔의 꽃이 피어 있었다. 꽃은 연대를 가장 잘하는 생물 중 하나다.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지금도 추진되고 있다. 어떤 분야는 법으로 어떤 분야는 연대를 통해 추진되고 있지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다가 아래에 피어 있는 꽃을 바라본다. 나이, 성별, 결혼 여부, 성적 지향 등 때문에 농담 한 자락에, 대화 한 마디에 불편했던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있을 것이다. 혹은 너무나 당연하게 누군가는 ‘질문’을 서슴지 않기도 한다. 

당시 누구나 기회가 있으며 특정한 세력들만 높은 곳에 올라서서 보는 농단을 하지 않는 세상을 꿈꾸었던 것이 동학농민운동이 지향하는 방향이었다. 물론 실패로 끝났지만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일어났다. 

김제시 원평장터는 1893년 봄에 전라도 농민 1만여 명이 모여 보국안민과 척양척왜의 기치를 걸고 한 달간 원평취회를 열었던 동학농민혁명의 거점이었다. 김제시는 이미 너른 평야를 가지고 있어서 착취의 공간이기도 했었다. 

원평집강소의 한편에는 하얀색의 무궁화가 물끄러미 얼굴을 내밀고 피어 있었다. 아름다운 흰 백색의 무궁화는 꽃과 연대를 상징하는 것만 같이 보였다. 

가끔씩 차를 마실 수도 있었던 이곳은 1882년에 4칸의 초가로 지어졌으며 동학농민혁명 시기에 백정 출신 동록개가 원평대접주 김덕명 장군에게‘신분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며 헌납하였는데 이곳이 다시 복원된 것은 2015년이라고 한다. 

최근의 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기회의 공정을 말하고 있다. 공평이 아닌 공정한 세상을 위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동학개미운동같은 흐름도 이와 다르지 않다. 

모든 변화는 먹고사는 문제로 귀결이 된다. 팬데믹이 촉발한 경제 위기에 맞서 전 세계의 무제한 양적 완화 실험이 가동되었는데 앞으로 10년간 많은 변화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동학은 문제의 해결을 개인의 내면적 구제에서 구하려고 하는 종교적 성격과, 국가의 보위와 농민 구제활동을 철저화하려는 정치운동의 성격을 아울러 지니고 있었는데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었던 그때와 지금이 닮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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